우리 모두가 법신불 일원상
소통역량 키워 낙원생활 누리자

김명진 교도

[원불교신문=김명진 교도] 원기105년이다. 나는 광대하고도 무량한 낙원생활을 누리고 싶다. 원기 104년에 나는 주변 인연들과의 관계에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은(四恩) 중에서 동포은(同胞恩)에 대한 이해와 실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광대하고도 무량한 낙원생활을 누릴 수 있을까? 올해는 동포은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집중하겠다. 동포와의 은혜로운 소통이 낙원생활을 보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동포보은을 아래와 같이 실천해 주변 인연들과의 관계를 은혜롭게 가꾸어 가겠다. 

첫째, 법신불 동포님과의 소통과정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물어본다. 법신불 동포님이 함께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실수를 한다. ‘교무님을 위해서’, ‘교도님을 위해서’, ‘청년교화를 위해서’ 열심히 무언가를 하지만, 정작 교무님, 교도님, 청년들은 원하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는 자녀들을 위해서도 기도를 많이 한다. 하지만 자녀들에게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묻지 않는다. 어쩌면 자식을 위하는 첫걸음은, 자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서로가 원하는 가치와 방향을 공유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의견을 구할 때, 나는 존중받는 느낌을 갖게 되며, 동시에 내가 결정하는 일에 더욱 애정을 갖게 되어 더욱 정성을 다하게 된다. 

예를 들어 2박 3일 바닷가로 휴가를 가는 데, 펜션, 호텔, 콘도 중에서 숙소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누군가는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을 원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쇼핑을 쉽게 할 수 있는 번화한 중심가를 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점은 상대에게 서로 결정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다. 빠른 결정에 따른 빠른 후회를 피하기 위함이다. 

미리 핸드폰 문자로 결정할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주 바쁜 상황에서 전화통화를 하는 것은 서로 차분한 대화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의 결정과정을 번거롭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상대가 알아서 결정해주길 바라는 경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객관식 문항을 만들어서라도 간단하게나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법신불 동포님 의견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우리는 어떤 사안을 한번 듣고, 곧바로 자기 방식대로 이해하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갖가지 특효약과 치료법이 수없이 쏟아진다.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이다. 먼저 확인해야 한다. 허리가 언제부터, 어느 부분이 어떻게 아픈지를 물어봐야 한다. 즉각적으로 자신의 말이 마치 정답인양 주장하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 자기 혼자만의 경험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물어보고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시절인연을 붙잡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정치, 사회, 종교적으로 매우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 상대를 설득하려는 마음은 내려놓고, 먼저 상대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나의 입장을 밝힌 후 대화의 지속 또는 중단여부를 타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모든 것이 시절인연이다. 

옷깃을 스치고 지나갈 수도 있는 인연인데, 내가 그를 붙잡고 업을 쌓을 필요가 있는가? 스쳐가는 바람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썰물과 밀물처럼 그렇게 만나고 헤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먼저 물어보고,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시절인연을 생각한다. 상대도 나도 우리 모두가 법신불일원상이다. 바로 이렇게 나의 소통역량을 키워서, 광대하고도 무량한 낙원생활을 누리고 싶다.

/강남교당

[2020년 1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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