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교도

[원불교신문=김태우 교도] 올해는 대산종사가 1970년 도쿄에서 개최된 세계종교인평화회의에 참석한 전 세계 종교인들에게 세계평화 삼대제언을 제안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올해의 기념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평화에 대한 개념과 방향성, 그리고 실천방안에 대해 출가와 재가가 함께 연구하고 준비해 왔으며, 종교연합 국제행사에도 참가하여 견문을 넓히고 타 종교 및 평화활동가들과의 인적교류도 확대해 왔다. 

대산종사 종교연합운동 제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한 해 동안은 대산종사의 세계평화 삼대제언의 본래 취지를 받들어, 다음 백년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기 위해 실천담론으로서의 종교연합운동(종교 간 대화)을 거대담론으로서의 세계평화운동(문명 간 대화)으로 전환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종교연합운동의 대전환기를 맞이할 올해는 세계평화를 위한 실천적 행동으로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열어가기 위한 ‘한·일 종교 간 대화’, 인류가 당면한 전 지구적 문제들을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세계시민 간 대화’, 그리고 국가, 민족, 사상 등의 울을 넘어 세계평화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문명 간 대화’를 이웃종교와 더불어 시민사회와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 

반세기 전, 세계종교인평화회의에서 ‘세계평화 삼대제언’을 세상에 공표했듯이, 올해 10월국제연합 본부에서 개최되는 국제연합 창설 75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세계평화 삼대제언을 토대로 새로운 세계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국제회의에 참석한 세계인들에게 제안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교단은 그 동안 평화운동에서 전팔근 종사, 이선종 종사, 박청수 종사, 그리고 이오은 교무를 비롯한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교무님들의 자리이타 정신 덕분에 제생의세를 실현 할 수 있었다. 또한 국제구호사업을 위한 삼동인터내셔널, 종교 간 대화를 위한 한국인종교평화회의, 그리고 여성운동과 환경운동을 위한 원불교 여성회와 원불교 환경연대 등 주요 기관들을 설립하여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오늘날 세계적인 종교평화활동가들과 기관들로부터 신망 받는 종교이자 평화단체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거대담론으로서의 세계평화운동의 관점에서 교단의 활동들을 바라본다면, 교단의 지난 평화사업들은 하나의 세계평화운동 담론에서 추진되었다기보다는 개별적·산발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몇 가지 문제점을 떠안고 있는데, 첫째는 평화활동에 대한 정보 공유 미비로 인한 원불교 평화운동의 대사회적 저평가이며, 둘째는 교단의 평화운동에 대한 방침과 지침이 명확하지 않음에 따라 사업들이 전략적으로 추진되지 못해 지속성과 확장성에서 한계를 가진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국제적 역량을 갖춘 평화활동가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앞으로 교단이 원심과 대공심으로 세계평화운동을 펼쳐 나가기 위해서는 상기의 과제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출가와 재가가 무아봉공의 마음으로 일심합력하여 통일된 체계로 확립하려는 시도를 해야 하며, 그에 따른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경자년 새해를 맞이하여 세계평화로 가는 첫걸음은 이처럼 우리 안의 체계를 확립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한강교당·원광대학교 국제교류과 초빙교수

[2020년 1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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