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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꽃 피다] “원불교, 대중의 Needs니즈와 만나고 있는가”
[사람꽃 피다] “원불교, 대중의 Needs니즈와 만나고 있는가”
  • 이여원 기자
  • 승인 2020.01.15
  • 호수 19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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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한겨레신문 사옥에서 만난 조현 기자. 30여 년 현직에서 기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그에겐 특별한 이력이 있다. 신문사 기자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게 외면받던 부서, 그곳에서도 제일 인기가 없던 ‘종교담당’을 스스로 지원했던 그. 이로부터 만 20년, 국내 언론계 ‘종교전문기자’로서, 깊은 혜안과 필력으로 독자들과 탄탄하게 연대하고 있는 그와 ‘이 시대 종교와 원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병에 따라 처방하는 응병여약
응병여약(應病與藥), 부처가 중생의 능력이나 소질에 따라 가르침을 설하는 것을 의사가 병에 따라 약을 지어주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그는 ‘응병여약’의 키워드로, 이 시대 종교의 역할에 대한 실마리를 풀었다. 

“응병여약 즉 병에 따라 처방하려면 현재 중생들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느냐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그 병을 안다고 해서 종교가 모든 처방을 내릴 수는 없지만, 종교가 할 수 있는 역량도 분명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지금의 공업(共業·공동으로 지은 선악의 행위)에 종교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 있음이 실린 말이다.

낙오되고 상처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어떻게 케어하느냐,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등 환경 생명 문제에 종교인들이 어떻게 대안적 실천을 하느냐, 그가 생각하는 종교의 존재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각자의 힘을 유지하고 있는 종교
그는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종교 현상을 언급했다. “고조선때는 무속과 선도,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는 불교, 조선시대는 유교, 구한말부터 동학, 증산교, 원불교 등의 민족종교가 등장하고, 해방 이후엔 미국을 등에 업은 기독교가 준국교처럼 등장”했다는 그는, 우리나라는 주류 종교가 급변하고, 종교마다 각자의 힘을 유지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개신교는 그 배움과 열정, 광신적인 신앙 열기로 에너지가 대단하다”라는 그는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 크리스찬의 에너지는 어떤 것도 돌파해낼 힘이 있다. 기독교에 자극을 받아서 불교도 엄청난 변화를 하고 있다. 근 20여 년 동안 불교도 많이 현대화하고 세련됐고, 대중들의 니즈에 맞춰”가고 있음을 전했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 특히 혼삶 시대, 인공지능(AI) 시대로 인해 종교가 위기에 처하겠지만, 한국인들의 종교적 열정이 남다른 면이 있고, 종교들이 대중의 니즈에 맞춰가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그는 출가자와 젊은 종교인구 감소는 분명하겠지만, 종교인들이 유럽처럼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신교, 가톨릭, 불교, 그 강고한 종교들 틈새에서 민족종교의 명맥을 원불교가 유지”하고 있다는 그, 원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서부터 깊어졌다.


대중의 니즈가 분명한 시대
“원불교는 탁월한 종교”라고 직언하는 그가 근거를 말한다. “소태산 대종사님은 저축조합과 방언공사 등 대중들과 함께 간고한 생활을 하며 중생들을 구제할 대도정법을 펼치셨다. 정산종사, 주산종사, 대산종사를 비롯한 위대한 선진들이 대종사의 뜻을 이어왔고, 지금도 좌산상사, 경산상사에 이어 전산종법사 등 선지식들이 대종사 교법으로 회상을 이끌고 있는, 격이 다른 종교다.” 

그가 탁월하게 생각하는 원불교, 이 시대의 역할과 미래를 위한 준비는 어느 지점에 도달해 있을까. “지금은 타켓팅이 분명하지 않으면 종교소비자와 만나기가 어려워졌다”라고 앞서 각인시킨 그는 원불교 대중화를 위한 ‘목표’와 원불교만의 ‘브랜드’를 중요하게 짚었다. 

“유대인들은 세계인구의 0.2% 밖에 안된다. 그들이 현세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집단이다. 원불교인들이 세계 내에서 유대인들의 위상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강소(작지만 강한)종교로만 남지 않고, 좀 더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원불교만의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그가 말을 잇는다. “원불교는 너무 모범생이고 점잖고, 균일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점이 지난 100년 원불교의 강점이었다면, 앞으로는 대중들의 니즈를 읽고 충족시켜줘야 한다. 나도 페이스북 팔로워가 한겨레신문 기자 중에서 가장 많아 소통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니즈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는 ‘원불교가 기운을 바꾸는 시도’를 해야 한다며 힘을 실어 이야기한다. 이는 곧 ‘원불교만의 브랜드를 위한 변화’와 다름 아니다. “원불교 각종 대외행사 공연에도 랩과 비보이, 유튜브 크리에이티브 경연 등 젊은 감각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며, 대각개교절 행사도 원불교 안의 행사로만 머물러 있지 말고, 홍대 경의선숲길이나 청계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대중들과 함께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수행과 삶이 함께 이뤄지는 공동체
그는 공동체적 종교로의 변화에 이야기의 방점을 찍었다. “지금은 혼삶 시대다.  현대 한국인들은 관계가 힘들어 홀가분한 혼삶을 추구하지만 이로 인한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딜레마로 괴로워한다. 이 대안을 원불교가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세 구원과 지혜의 등불로서 종교가 기능했다면, 앞으로 종교는 고독시대의 대안으로 공동체로서 기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원불교가 공동주택, 코하우징, 쉐어하우스 같은, 수행과 삶이 주거공간에서 함께 이뤄지는 공동체들을 만들어간다면 고령화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은 회상을 지속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원불교와 대중들이 일체화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상함마저 내려놓고 좀 더 대중 속에서 하나 돼 어울리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이 필요하다.” 이것이 곧 원불교의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가 아니겠는가 반문하는 그.

인터뷰 말미, 종교전문기자인 그가, 원불교에 던지는 질문이다. “대중의 니즈(욕구)와 만나고 있는가.” 

♣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 수행 치유 웹진 휴심정 운영자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체육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국내외 공동체 탐방기 『우린 다르게 살기로했다』.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2020년 1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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