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윤관명 교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자연 생태계에 적응하고 그것을 이용해 생존한다. 자연 생태계는 태양, 대기, 날씨, 땅, 물 등과 같은 조건 속에서 생존하는 동식물과 미생물의 분포를 말한다. 생태계 안의 모든 존재들은 상호 규칙적인 관계성을 유지해 왔다. 그렇게 질서 있는 생태계 속에서 인류는 최대한 자원을 누리며 생존·발전해 왔다. 그러나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한정된 자연자원을 무분별하게 과소비했고, 생태계 질서는 점차 파괴되기에 이르렀다. 결국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 수자원 공급, 식량 생산, 자연재해, 이상기후 현상 등 지구환경과 인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피해 면적은 서울 면적의 100배가 넘는 600만 ㏊ 이상이 될 것이라 한다. 주민 1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사망자는 최소 24명이며 캥거루와 코알라 등 야생동물 5억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결국 NSW주와 빅토리아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호주뿐만 아니라 인류 생태계에 대재앙이 될 것이다.

이번 산불의 원인은 ‘인도양 다이폴(Dipole·이극화) 현상’이라고 불리는 해수 온도 이상 현상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양 서쪽인 동아프리카엔 폭우가 내리고, 동쪽인 호주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폭염과 가뭄이 이어져 자연발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시속 35∼45㎞의 돌풍이 겹치면서 산불은 삽시간에 퍼졌다. 다행히 5일 오후부터 빅토리아주 등에 비가 내렸으나 산불을 끄기에는 미약했다. 그리고 폭염과 가뭄 뒤에 폭우와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재앙을 우려하고 있다.

저널리스트인 마크 라이너스(Mark Lynas)는 그의 저서 『6도의 악몽』에서 지구 평균 기온이 1℃에서 6℃까지 상승할 때마다 나타날 현상을 정리했다. 그는 기온이 1℃ 상승하면 만년빙이 사라지고 사막화가 심화되면서 기상 이변 현상이 더욱 잦을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그리고 2℃ 상승하면 폭염과 가뭄이 빈번해질 것이며 북극의 빙하가 녹고 북극곰이 멸종된다. 3℃ 상승은 아마존의 사막화와 해안 지역의 슈퍼 허리케인은 민족의 대이동을 초래할 것이며, 4℃ 상승은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을 녹게 하고, 남극의 얼음을 사라지게 한다. 5℃ 상승 시 해안사면 붕괴로 쓰나미가 발생해 해안 도시는 멸망한다. 식량과 물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 투쟁이 시작된다. 지구 기온이 6℃로 상승하면 인류문명 모두 파괴되고 모든 동식물은 멸종하게 될 것이라 한다.

우리는 자연이 인류에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인류가 직면한 위험은 스스로 만든 것이며,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라는 점에서 인과의 법칙이 뚜렷하다. 지금 지구상에 일어나는 자연재해가 우연한 일이 아닌 인간이 지어받는 천지 배은의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천지 보은의 길을 찾아가야 하겠다.

/편집국장

[2020년 1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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