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윤관명 편집국장] 에어비앤비는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업체이다. 3명의 청년이 월세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개의 에어 배드(Air Bed)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아파트 공유로 시작됐다. 그래서 Air Bed and Breakfast(공기침대와 아침식사)의 약자인 Airbnb(에어비앤비)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들은 온라인 뉴스레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다음 주 샌프란시스코에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십니까? 그런데 아직 머물 곳을 찾지 못하셨나요? 그렇다면 파자마 차림으로 인맥을 쌓아 보는 것은 어때요? 시내 호텔보다 더 저렴한 숙소를 안내하려고 합니다. 디자인 업계 동료 집에서 머무는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이 메시지로 3명의 손님을 맞이했고 다음 달 임대료를 낼 비용을 벌었다. 이것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에어비앤비의 시작이다.

사람들은 관광이나 업무상 여행을 위해 알려진 호텔부터 검색한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숙소를 단지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를 제공한다. 현지인과의 만남과 그들의 생활공간을 체험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타인의 경험으로 정보를 얻는 네트워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는 310억달러(약 37조원)로 호텔 힐튼(276억달러)보다 높은 가치를 평가받았다. 단 하나의 객실도 보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가 100년 역사의 힐튼을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10만개 도시에서 700만개 넘는 숙박 공간 목록을 가진 플랫폼이다. 여기는 수많은 사용자들의 리뷰와 별점들로 가득하다. 자유롭게 공유한 경험이 다른 이에게 유익한 정보로 활용되는 선순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다. 이것이 플랫폼의 힘이며, 우버, 페이스북, 알리바바 같은 기업이 급성장한 이유다.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사용자들끼리 유익한 정보를 교환하여 가치를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지만 사용자가 업로드 한 콘텐츠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공유할 공간을 제공해 줌으로써 연 수십만 달러의 광고 매출을 거둬들인다. 

지금은 바야흐로 플랫폼 시대다. 기존의 파이프라인은 플랫폼을 상대할 수 없다. 플랫폼은 활발한 정보교환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필터를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제 교당만을 통하는 파이프라인식 교화는 한계에 다다랐음을 짐작한다. 이미 세상의 많은 영성 단체와 지도자들은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원 교법이 최고의 가치를 가졌다 해도 우리 안에 갇혀 대중이 직접 경험할 수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우리는 소태산의 일원교법을 교단 안에 가둘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와 영성 단체의 교지를 통합 활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 

[2020년 1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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