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신정절·대각개교절·석존성탄절과 함께 원불교 4대 경절의 하나인 법인절의 의미와 뜻을 『성가』38장을 통해서 알아보자. 핵심적인 내용이 요약돼 성가의 가사로 사용됐기에 법인의 정신과 법인절의 의미를 곡과 더불어서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영산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본인에게는 더욱 특별한 마음으로 다가오는 성가 중 한 곡이다. 매년, 전국각지에서 법인기도를 위해 모여든 교도들과 함께 과거 법인 성사가 있을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데, 창생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기도를 올린 선진들의 그 정성과 마음이 영산성지에서는 더욱 가슴 깊이 느껴진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9인 선진들의 법인정신의 비장함을 떠올리면서 다짐하고 서원한다면 올 한해의 내 삶이 더 거룩하고 귀하게 다가올 듯하다. 소태산 대종사의 구인제자가 백지혈인의 법인성사로써 원불교 창립정신의 표준을 보여주고 법계 인증을 얻은 것을 기념하고 경축하는 이 성가를 통해 법인 정신이 자신을 통해 흐를 수 있도록 하자. 38장을 부르는데, 가장 중요한 감정적 재료일 것이다. 가사를 보면 구인 선진들이 마치 직접한 말인 것처럼 작사 됐는데, 아마도 이는 이 법인절을 통해서 법인정신을 직접 체험토록 하고, 법인의 주인공이 성가를 노래하는 ‘나’가 되도록 의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뮤지컬의 대사와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특히 ‘기쁘게 창생 위해 죽사오리다’, ‘죽어도 다시 여한 없사옵니다’ 부분 만큼은 성가를 부를 때, 감정을 이입해 보자. 성가를 통한 간절함이 현실 생활에서 서원과 마음공부에 대한 절절함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불러보면 좋겠다. 소태산 대종사의 서원이 나의 서원이 되고, 나의 서원이 세상을 맑히고, 밝힐 수 있게 만드는 노래라면,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노래가 있을까. 많이 이들이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세상에서 공도를 위한 희생의 노래를 기쁨으로 채울 수 있다면, 바로 원불교가, 우리가 세상의 진정한 희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산선학대학교

[2020년 1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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