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삼귀의와 사홍서원은 주로 석존성탄절에 부르게 되는 성가이다. 성가를 통해서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일치하는 부분을 음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불교의 천수경에서 유래된 불경을 성가를 통해서 부담없이 느끼고 만나보자.

삼귀의는 ‘불·법·승 삼보에 돌아가 의지한다, 귀의한다’라는 말로 서가모니불의 가르침, 그 가르침에 따르는 교단에 귀의한다는 뜻이다. 불법으로 주체를 삼은 원불교도 그 근본 가르침이 다르지 않음이 성가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뒤이어 나오는 사홍서원은 시방 삼세의 모든 불보살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네 가지 큰 서원을 이르는 말이다. 성가 39장은 96장 거룩하신 부처님께, 97장 가없는 중생에서 보다 대중화된 곡으로 등장한다. 뒤에 나오는 성가는 39장의 뜻을 풀어 놓은 가사로 39장보다 가창과 공감이 보다 쉽게 느껴질 것이다.

교단의 초기에는 원불교도 법회시간에 삼귀의를 소리 내어 염송했다고 한다. 그러나 『원불교 교전』이 출판된 이후로는 법회순서에서 빠지게 됐다. 삼귀의를 염송하면서 자성삼보에 돌아가 보자. 자기 마음이 깨달음에 귀의하여 삿되고 미혹된 마음을 내지 않고 사상을 초월하며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고 맑은 마음으로 본래 자리로 돌아가 보자. 지금도 불교의 법회에서는 삼귀의로 법회의 문을 열고 사홍서원으로 법회를 맺음한다고 한다. 반면, 원불교 법회 의식에서는 무엇으로 문을 열고 법회를 마감하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

앞에서 함께 노래한 30장과 31장의 가사들을 떠올려 보자. 표현과 형상은 다른 느낌이지만, 경종을 울리고 법회 시작을 알리고 입정을 하고 일원상 서원문을 독송하고 설명기도를 올리고 법문을 받들고 성가를 부르고 일상수행의 요법을 마음에 대조하는 등의 순서가 그저 식순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의미를 새겨보면 삼귀의요 사홍서원이었음이 느껴질 것이다. 자신에게 원이 되고 원력이 되고, 일원의 위력을 얻어내고 체성에 합하는 소중한 시간을 성가로 노래해 보자.

/영산선학대학교

[2020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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