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우선 단어들을 간단하게 풀어보자.
1] 처처(處處) : 여러 곳, 또는 이곳저곳
2] 불상(佛像) : 불교에서 신봉하는 신상(神像)에 대한 범칭(汎稱). 
3] 사사(事事) : 모든 일.이 일.저 일.일하다 (어떤)일에 종사하다. 만사(萬事). 
4] 불공(佛供) : 부처나 보살에게 음식·향·꽃 등을 경건한 마음으로 바치는 의례.

‘곳곳은 부처이요, 일일은 불공이라’는 이 말은 원불교교리의 표어이다. 즉 신앙을 위주로 하는 사은의 결정(結晶)을 이룬 축약지어(縮約之語)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불교에서 행하는 불공의 의미가 부처님 앞에 올리는 헌공지물(獻供之物)이 상당한 자리를 차지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원불교에서는 대종사 부처님의 상(像)을 모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물(供物)을 올릴 필요가 없고 주불(主佛) 불공을 할 필요도 없다. 이런 의미에서 대종사는 이것을 지양하고 진리적이나 사실적으로 불공을 하라고 했다. 이것이 곧 진리불공과 사사불공의 병행이다.
진리불공이란 심고나 기도 등 일원진리에 대한 믿음의 행위를 말하는 것이요, 사실(실지)불공이란 현실의 생활 속에서 만유를 부처로 모시고 함께 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원기4년(1919) 10월 6일에 소태산은 ‘불법연구회 기성조합’을 설시하고 전통 불교의 신앙적 측면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지적했는데, 하나는 등상불 숭배의 폐단이요, 다른 하나는 불공법의 비합리성이라 말하고 새로운 부처의 모습과 불공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의미가 대종경 서품15에 “부처를 숭배하는 것도 한갓 불상에만 귀의하지 않고 우주만물 허공법계를 다 부처로 알게 되므로 일과 공부가 따로 있지 아니하고(중략) 또한 불공하는 법도 불공할 처소와 부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불공하는 이의 일과 원을 따라 그 불공하는 처소와 부처가 있게 되나니(하략)”라고 말씀을 했다. 

대종경 교의품 4장의 일원상 신앙에 대한 질문에 “일원상의 내역을 말하자면 곧 사은이요, 사은의 내역을 말하자면 곧 우주만유로서 천지 만물 허공법계가 다 부처 아님이 없나니라”라고 했다. 이 말씀은 천지 만물 허공법계는 물론 유형ㆍ무형의 물(物), 그 자체가 부처 아님이 없으니 이들 부처에게 직접적인 불공을 잘해서 복락을 구하자는 의미로 천지와 부모와 동포와 법률에게 당한 죄복은 각각 당처에 불공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송(頌)하기를 
신앙방법속(信仰方法屬)신앙의 방법에 속하는 것으로
처처불형장(處處佛形場)곳곳은 부처가 나타난 마당이요
사사생존공(事事生存供)일마다 생존하는 것이 불공이니
무짐득복량(無斟得福量)복락 얻음 헤아려 짐작할 수 없으리.

/중앙남자원로수양원

[2020년 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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