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준안 교수] 졸업의 계절 2월이다. 올해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졸업식 없는 졸업의 달 2월이 될 것 같다. 필자가 근무하는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는 사이버 졸업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했다. 원불교학과에서는 올해 7회 졸업생을 배출하게 된다. 6회까지 21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동안 졸업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과거에는 원불교에 다닌다고 하면 뭔가 물어볼까봐 원불교에 다닌다는 말을 잘 못했는데 이젠 원불교 교도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라는 말이다. 

사실 원불교 교화가 활기를 잃은 것은 꽤 오래전부터이다. 이렇게 교화가 어려워진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졸업생들의 얘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대다수 교도들이 스스로 교법으로 무장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교화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출가교도에 비해 무종교인을 만날 확률이 훨씬 높은 재가교도들이 새로운 이들을 입교시키기 위한 교화 활동에 소극적이고, 그나마 자신이 입교시킨 교도들의 교육과 훈련도 담당하지 못한다면 원불교의 교화 활성화는 요원한 게 아닐까.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종교 인구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무종교인은 56.1%로 43.9%인 종교 인구보다 13%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부터 10년마다 종교 인구 조사를 하고 있는데 무종교인이 인구의 과반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종교 인구의 감소가 대세인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4대 종교 중 불교와 천주교 그리고 원불교는 신도수가 감소한 반면 개신교는 오히려 신도수가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개신교의 적극적인 복음 전도가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기 종교에 대한 확신에 찬 모습으로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면 저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필자는 그 힘이 ‘교육과 훈련’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교법으로 무장됐기 때문에 자신 있게 전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성장하는 교회들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교

육과 훈련을 통해 ‘신실한 그리스도인 만들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신도 교육과 훈련이 교회 성장의 중요한 도구인 것이다. 

필자는 종종 대종사가 9인 선진을 특별히 훈련시키지 않았다면 지금의 원불교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대종사 대각 후 몇 달 되지 않았을 때 대종사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 40여 명에 달했다. 그런데 대종사는 이 40명을 모두 한꺼번에 훈련시키지 않고 이 중에 특별히 진실하고 신심 굳은 여덟 사람을 선택하고 후에 정산종사를 맞아들여 우리 회상 최초의 단(團)을 조직해 훈련을 시켰다. 대종사는 당신의 경륜과 포부를 함께 펼쳐갈 실력 갖춘 9인 제자를 길러냄으로써 우리 회상 발전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필자는 교당은 작은 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대종사 우리 회상을 연 후 먼저 교단의 핵심인재로 9인 제자를 키웠듯이, 모든 교당도 사업의 우선순위를 교도 교육과 훈련에 두고 핵심인재 양성에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필자가 말하는 핵심인재는 단순히 교육받은 교도가 아니라 수차례의 재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까지도 훈련시킬 수 있는 실력 갖춘 교도를 말한다.

교화는 교법으로 무장된 실력 갖춘 교도라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교법으로 무장된 교도를 길러내는 일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누구나가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이다. 단언컨대 교화 활성화를 위해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완벽하진 않아도 일단 시작하고 볼 일이다.

/원광디지털대학교

[2020년 2월 2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