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원래 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용어는 도가철학에서 근원이 된 말인데 불교가 중국에 전입(傳入) 되면서 노자의 “무(無)”를 차용하여 “공(空)”이라고 했다. 

『불학대사전(佛學大辭典)』에 보면 “있지 않는 것인데 있는 것을 묘유라 말하고, 상대적으로 공이 아닌 것인데 공한 것을 진공이라 말하니라”(한문생략)고 했다.

진공은 일원상 진리의 체(體)를 나타내는 말로 어느 것에도 막히고 걸리거나 물들지 않고 지극히 청정하여 아무런 흔적도 없으며 일체의 번뇌 망상이나 미망이 다 끊어져버린 텅 빈 것을 말한다. 또한 일체의 망집을 떠나 사량 분별을 끊어버린 불가득의 반야를 말한다. 따라서 거짓이 아니기 때문에 진(眞)이라 하고, 모양이 없기 때문에 공(空)이라 한다. 

묘유는 만물이 실체가 없는 가운데 여여히 존재하고 있는 모습을 지칭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진공은 일원상의 진리 그 자체이요, 묘유는 일원상의 진리의 작용이다. 진공은 진리의 체이며 묘유는 진리의 용으로 텅 비어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신묘불측하고 무궁무진하여 불가사의한 진리의 작용을 말한다. 우주의 삼라만상은 진공묘유의 조화가 무시광겁에 은현자재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진공이 곧 묘유란 이는 무위법의 묘유가 아니요 이는 유위법의 묘유이다. 일체 법이 공한 것으로 자성도 있는 바가 없고 법성도 텅 빈 것이라. 그렇다면 일체 법이 모두 이에 자성이 없음을 성으로 삼았기 때문에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색은 이에 공을 여의지 않은 색이라. 내지 일체 법이 모두 법성의 총섭된 바이므로 어찌 이것이 묘유가 아니겠는가?”(한문생략)라 했다.

① “무릇 고요한 성품을 진공이라 이르는 것이요, 따라서 쓰여지는 마음을 묘유라 이르니라”
② “무릇 희노애락이 아직 발현되지 않음을 진공이라 일컫는 것이요, 따라서 (그것이) 발현되어 절도에 들어맞는 것을 묘유라고 일컫는 것이라”
③ “무릇 한 생각이 아직 나오지 않음을 진공이라 이르는 것이요, 따라서 한 생각이 떳떳하게 나타남을 묘유라 이르는 것이라”
④ “무릇 무극(太極)을 진공이라 이르는 것이요, 따라서 음양을 묘유라 이르는 것이라”

송(頌)하기를
진공진리체(眞空眞理體) 진공은 참된 이치의 바탕이요
묘유묘행형(妙有妙行形) 묘유는 오묘한 운행 나타남이네
우주건곤전(宇宙乾坤轉) 우주와 건곤이 구르는 것은
난지일물경(難知一物經) 알기 어려운 한 물건의 경영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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