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성가』42장은 가례에 해당하는 성가 중 세 번째 성가이다. 원불교에서 결혼이 가지는 의미와 요즘 시대에 어떻게 부합되고 있나를 오늘 성가를 통해서 함께 생각해 보자. 시대에 따라 결혼의 의미와 형태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제도 혁신과 허례허식의 폐지를 통해 정신문명의 성장을 이끈 점을 성가를 통해서도 고민하고 만나보면 좋겠다. 형식은 변화해도 근본정신은 지켜져야 하는 것임을 성가를 통해서 노래해 보면 좋겠다. 

가사의 1, 2절은 일반적인 결혼의 의미인데 반해, 3절에 보면 원불교에서의 부부의 의미가 나온다. 서로서로 권면하고 깨우쳐 주며, 그리고 이 공부 이 사업에 힘쓰겠다는 내용을 보자. 부부의 인연뿐만이 아니라 법연으로 공도에 헌신할 수 있는 일원가정을 노래하고 있다. 요즘 많은 사회 문제들로 인해서 결혼도 출산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문제들이 사회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도 이제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오늘날 100년 전에 원불교가 이끌고자 한 사회의 모습으로 변화돼왔다면, 지금 세상이 품어야 하는 이런 문제들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성가를 부르면서 해본다. 의식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부분을 개혁하고자 한 의지가 있었음을 가례에 해당하는 성가를 통해서 느낄 수가 있다. 다른 종교를 살펴봐도 결혼식에 사용되는 성가곡들은 많이 있다.

사랑과 은혜를 완성하기 위함이 아닌 사회에 나투기 위한 결합이라면 세상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출발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통해서 세상의 근본이 되는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이 서로서로 공도사업과 마음공부를 권면하는 것은 작은 교당을 이루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부부라면 이 사회가 원하고 이 세상을 더욱 건전하고 맑게 만드는 근본되는 가정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당에서 원불교인들의 결혼식에서 성가 42장이 소중한 의미로 불리길 기대해 본다. 

/영산선학대학교

[2020년 3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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