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계를 만나면 각자의 가치관과 실력이 드러난다. 코로나19라는 경계에 국가, 지자체 또는 단체별 대응이 사뭇 다르다. 

물결이 자야 물속이 보이듯 큰 경계를 지내고 난 다음에야 어떤 대응이 지혜로웠는지 알게 될 것 같다. 시행착오로 후회와 반성을 한 후에나 교훈을 얻는 어리석음보다는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교단은 교정원을 중심으로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대중 법회를 쉬며 건강한 사회 회복을 위한 ‘실천 불공’ 캠페인과 적극적인 방역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성금 모금과 현물 지원, 소방공무원들에게 식사 제공 등 사태의 진정과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지혜로운 대응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사회재난 같은 큰 경계를 당해서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참고해서 유념하자. 

첫째, 마음을 순하게 하자. 소태산 대종사는 과거의 업연으로 무서운 난리나 병이 몰려올 수도 있음을 예견하시고 “그 어려운 기간을 무사히 잘 넘기기로 하면 무엇보다 첫째 일심을 모아 기도를 올려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순하게 함으로써 천지에 맺혀 있는 악한 기운, 탁한 기운, 원한의 기운을 다 풀어주어서 천지 기운도 막힘이 없이 다 통하게 하고, 신성 있는 사람이며 또는 일반 사람들까지라도 그 해를 입지 않게 하여 주라”라고 말했다. 우리 마음부터 순하게 하고 인심도 그렇게 되도록 기도하자.

둘째, 시비는 나중에 가리자. 대산 종사는 “급한 일을 당했을 때는 시비를 가리기 전에 먼저 그 일이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힘쓰라. 시비를 가릴 때에는 도를 갖춘 이가 먼저 해를 차지해야지, 만일 도가 없는 사람에게 해가 되면 이는 도덕가에서 할 일은 아니니라. 해를 다 차지하고도 도덕만 잘 갖추면 결국은 바르게 돌아오는 이치가 있느니라”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언론과 종교, 정당, 국가 간에도 아전인수식 언동이 판단을 흐리게 해서 안타깝다. 편협한 관점을 버리고 대동단결해서 난국을 극복하자.

셋째, 도덕가의 준비를 하자. 개인이나 국가 또는 종교까지도 도덕적이어야 함을 뼈아프게 느끼는 요즘이다. 크게 혼란스러웠던 해방 정국에서 정산 종사는 “지금은 정치인들이 주연이 되어 정치극을 벌이는 도중이나, 그 막이 끝나면 도덕막이 오르나니 지금은 도덕가의 준비기라, 바쁘게 준비하라”라고 말했다. 

소태산 대종사는 인류의 미래를 매우 밝게 전망했다. 그리고 이 전망은 물질문명과 정신문명 또는 도덕 문명의 조화로운 발전으로 실현된다고 봤다. 우리 모두 마음을 순하게 하고, 극복에 전념하고, 도덕가의 준비에 최선을 다하자. 미래를 책임지려면 바쁘게 준비해야 한다.

[2020년 3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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