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시작하며 관심분야 넓어져
교단 밖 단체에도 함께 동참하자

오원명 교도

 

[원불교신문=오원명 교도] 벌써 25년 전의 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익산에서 조그마한 한의원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환자 한 분이 읽어보라며 잡지 한 권을 놓고 나갔다. 무슨 잡지인가 하고 내용을 읽어보니 지구환경을 보호·계몽하고 활동하는 단체의 월간지였다.좋은 일이다 싶어 소액을 매월 기부했고 어느덧 25년의 세월이 지났다. 15년 전 어느 해에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교육과 국내에서 여러 봉사 사업을 하는 단체가 눈에 들어와 기부를 시작했다. 5년 전부터는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의 의료 지원사업을 하는 곳에 기부를 시작했다.

여러 곳에 기부를 시작하면서 내 관심 분야도 많이 넓어졌다. 중동에서 많은 분쟁이 일어날 때 내 기도는 항시 그곳에 있었고, 아프리카에서 내전으로 기아와 질병의 소식이 전해질 때는 내 기도는 그곳에 있었다.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은 나의 조그마한 기부의 힘에서부터 출발했다.

기부로 인해 내 기도는 또한 좀 더 당당해질 수 있었다. 교단은 내 신앙과 수행의 울타리가 돼 주고, 세상 밖의 기부는 내 신앙과 수행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40여 년을 원불교 교도 활동을 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마음을 넓게 쓰라. 세계를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해라. 또한 대산종사의 세계사업이라는 법문을 수시로 들으면서 교도활동을 해 왔다.

나는 지금 무슨 세계사업을 하고 있는가? 가끔 나에게 반문해 본다. 대산종사는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라고 게송을 설파했다. 이 게송을 내가 얼마나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게송을 실천하는 흉내라도 내 본답시고 세상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해 왔다.

지구 반대편의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혹시 내가 도와주는 그 누군가가 다치거나 죽지는 않았는지 잠을 설쳐보기도 했다. 북극에서 빙하가 흘러내린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환경단체에 소액이지만 기부를 해왔다.

우리 교단이 아직 외부를 염려하기에는 아직 너무 미약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 우리 교단은 100년이 지났다. 소태산 대종사는 파란 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개교의 동기라고 밝혔다. 아직 내 공부하기도 바쁘고 교단 사업하기도 바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원불교 일만 염려하고 살아가기에는 이 세상은 관심거리가 너무도 많음을 느낀다. 세계가 낙원세상으로 가는 길이라면 교단 밖의 단체에도 조금씩 동참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감히 제안해 본다. 지금은 내 힘이 조금 미약할지라도 가능한 부분부터 기부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매월 만원, 아니 천원이라도 세상 어느 한 곳에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해보라고 권해 보고 싶다. 나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좀 더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인 것이다. 세상을 위한 작은 실천은 결국 자기 자신도 이롭게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보살행을 멀게만 생각하지 말자. 

간디는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것은 행위의 결실이 아니라, 행위 그 자체에 있다. 우리는 자주 옳은 일을 해야만 한다. 지금 당장 그 결실을 얻을 수 있는지 아닌지는 우리의 능력 밖의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아무런 결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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