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택주 지음
큰나무·15,000원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여전히 그리운 우리 시대의 스승, 법정 스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아 그의 사랑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 “법정 스님, 하면 흔히 무소유를 떠올려요. 그러나 제겐 사랑이 떠오릅니다”라며 이를 명상해 ‘법정스님 눈길’을 써낸 저자는 늘보 변택주. 그가 길상사에서 열렸던 법정 스님 법회의 진행을 맡아온 세월은 12년에 이른다. 이전작『법정 스님 숨결』, 『법정, 나를 물들이다』, 『달같은 해』등을 통해 평생 스승으로 모신 스님에 대해 담아온 저자가 이번에는 사랑 이야기를 꺼냈다.

법정스님의 글이나 말, 일화 등과 저자의 명상이 어우러진 이 책에 따르면 그의 ‘사랑’은 무소유보다 더 근원인 큰 그림이다. “때맞춰 명상 시간을 가지라. 깊은 명상에 잠겨 있는 바로 그때, 우리는 곧 부처다. 우리 안에 있는 불성이 드러난 것이다. 깊은 명상 속에 있을수록 의문이 가라앉는다. 안으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에게 물을 일이 하나도 없다. 의문이란 마음이 들떠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법정 스님의 말에 저자는 “명상하면 우리 안에 부처 결이 드러날 수 있다”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이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명상하며 살아야하는지, 어떤 말씀을 반조해야하는지 다정하게 짚어준다.  

사랑과 명상을 잇는 저자의 사색은 이 책에 다양한 소재로 담겨있다. 가족, 아이, 사이, 종교, 생명, 밥, 죽음, 일, 외로움, 시간 등에 대한 법정 스님의 말씀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다. 법정 스님 결 따라 사랑을 명상했다는 이 책에 정작 그득한 것은 스승에 대한 그리움이다. 10년전 떠난 스승의 말 한마디한마디를 두고두고 곱씹고 오롯이 따르려는 신성이 페이지마다 묻어있다.  

[2020년 3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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