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경 기자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은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다. 특히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위해 대종사는 정기와 상시의 훈련을 갖췄으며, 교화단을 통해 교도들의 상시를 점검하고 교단의 체제를 이끌고자 했다.

바꿔 말하면 교화단으로써 교단의 조직을 이루고자 했던 대종사의 경륜은 사실적 도덕의 훈련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실지로 대종사는 열반에 들기까지 교화단의 체계적인 제도와 조직을 정비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불법연구회통치조단규약』이 당시의 제도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며, 세칙에는 “창립한도 제3회 삼십육년 이내에는 수시가감이 가능”하되 “교무부 기초에 의해 정수위단 심의를 거쳐 종법사의 감정으로 결정”하기로 명시했다. 말하자면 삼십육년 이후에는 가감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교화단 모습은 대종사가 심혈을 기울여 이룩하고자 했던 당대의 교화단 모습과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으며, 그 본의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교화단 제도가 대종사 당대의 맥을 이어오지 못한 이유는 원기28년 대종사 열반에서의 혼란과 이후 일제에 의한 교화단 금지령, 6.25한국전쟁을 거쳐 오면서다. 

기자는 교단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하나 꼽으라면 교화단 제도를 말하고 싶다. 교화단 제도로써 교도들의 상시훈련이 살아나 사실적 도덕의 훈련 도량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일요예회 참석을 통한 주임교무 설교 중심의 법회는 대종사의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이뤄내기 어렵다. 상시훈련과 정기훈련을 어떻게 살려내느냐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교화단으로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교화단은 교단의 운영체제이면서, 소태산 대종사가 십인일단으로 법인성사를 이뤘던 원불교의 정신이기도 하다. 

혹자는 교화단 제도가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렵다 말하고, 상시일기와 같은 훈련법이 이 바쁜 현대시대에 가능하냐고 묻기도 한다. 이 같은 질문이라면 나또한 되묻고 싶다. 그렇다면 소태산의 회상이 과거 선지식들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교화단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극복하려고 애써야 할 문제이지, 이를 회피하고 다른 대안을 찾으려 하는 것은 원불교의 근간이 흔들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느 어른이 이런 말씀을 했다.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명량에 출정할 때, 불합리하다며 말렸던 이유가 100가지도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할 수 밖에 없었던 일이었고,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무거운 책임감과 고뇌가 있었다.”

교단이 제4대 제1회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가장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는 ‘교화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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