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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구증구포, 아홉번 찌고 말린 ‘흑삼’으로 되찾은 제2의 삶
[전문인] 구증구포, 아홉번 찌고 말린 ‘흑삼’으로 되찾은 제2의 삶
  • 최지현 기자
  • 승인 2020.03.25
  • 호수 19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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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이 (유)백제동성농업회사 대표

해오담수제흑삼 높은 흡수율 보여 면역력 증진, 항암·항비만 효과
전북지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흑삼추출액’ 3,000포 기부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음양오행의 기운을 담은 참된 먹거리를 꿈꾸며 ‘흑삼’ 연구에 30여 년을 매진해 온 이가 있다. (유)백제동성 농업회사, 해오담흑삼의 대표이사 전순이(법명 법전·금마교당) 교도가 그 주인공이다. 전라북도 익산시 푸드폴리스로 9길 77에 위치한 ‘해오담흑삼’은 구증구포 가공법을 사용한 100% 수제 흑삼으로 정평이 나있다. 

“구증구포는 좋은 약재의 기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예로부터 사용된 약재 가공법입니다. 직접 재배한 6년근 인삼을 동의보감에 등재된 전통방식으로 가마솥과 옹기시루에 9번 찌고 9번 말려 인삼의 쓴 맛을 제거하고 증숙과정을 거쳐 체내 흡수율을 높입니다. 해오담수제흑삼은 항산화, 항암효과, 항비만, 아토피 억제활동, 면역력 증진,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해오담흑삼 사무실 안은 훈훈한 온기로 가득했다. 전 대표가 30여 년간 오롯이 연구해 온 흑삼은 그가 이 안에서 밥도 잠도 포기해가며 이뤄낸 결과물이다. 남편과 함께 오랜 기간 인삼 농사를 해온 그가 ‘흑삼’ 연구에 빠지게 된 계기가 무척 궁금했다. 

“40대 때 갑작스럽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가기를 3번, 피를 토하기를 수 십번, 자식들이 집에 올 때면 ‘이 문을 열면 우리 엄마가 오늘도 살아있을까’라고 걱정 했을 정도이니 절망의 끝이라고 할 수 있었죠. 인삼 농사를 해 온 저에게 한의사가 ‘홍삼’ 먹기를 권했는데 저는 홍삼이 너무 써서 먹지 못했습니다. 홍삼을 찌고 말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쓴 맛이 덜해진다는 말을 듣고 구증구포를 했습니다. 이렇게 흑삼을 만들고 보니, 홍삼보다 쓰지 않았고 꾸준히 먹다 보니 몸이 살아났어요. 그 길로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준 ‘흑삼’에 매진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솥 하나로 시작했다. 밤낮없이 솥을 가동한다는 소문을 듣고 아파트 주민들의 원성이 생겼고, 지인의 배려로 조그만한 땅에 솥을 놓고 작업을 해갔다. 찌는 온도와 습도를 맞추기 위해 비가오나 눈이오나 솥 곁을 지켰던 그, 반대하던 남편도 결국 그의 열성에 두 손을 들었다. 

“자본이 없어서 남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힘든 일을 가겠다는 저를 남편이 반대했지만 흑삼으로 제 건강도 되찾고, 주변에서도 효능을 느끼고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남편이 가장 큰 조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흑삼을 알리기 위해 남편과 함께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다니며 홍보했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소규모 가공창업지원사업에 선정돼 보조금 지원도 받았습니다. 인내의 시간을 버티고 나니 이제는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옵니다.”
 

해오담흑삼은 2014년 중국에 상표를 등록해, 중국 심양 요녕성 백화점에서 제품을 전시 판매했고, 일본·미국·베트남·싱가폴·홍콩 등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 현재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부지를 매입했고, 전문적·대중화적인 흑삼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실도 마련될 예정이다. 

“많은 이들이 흑삼에 대해 알고,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한 연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연구센터를 두고 연구소장과 함께 연구를 해나갈 것입니다. 아직 자본이 부족해 자본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계단을 올려가고 있습니다. 5월에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꿈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

그가 인터뷰 도중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고생을 하는 의료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던 그가 작은 용기를 냈다는 것. 넉넉치 못한 살림에 가진 것이라고는 오로지 ‘흑삼’뿐이라고 생각한 그는 전라북도 지자체에 자문을 구해, 전북지역 29개의 선별진료소에 3000여 포의 ‘흑삼추출액’을 기부했다. 

“최근 보건증을 받으러 보건소에 방문했는데, 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고생하고 있는 그들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고, 남편과 상의해서 흑삼포 3000개를 기부하게 됐습니다. 지자체에서는 언론에 알리길 원했지만 저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닌 가장 힘이 필요한 그들에게 ‘흑삼’을 건네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해오담흑삼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흡수율이다. 90% 가량의 체내 흡수율을 보이는 흑삼은 ‘사포닌’이란 성분으로 세포의 산화를 막고 유해산소를 제거해준다. 

“흑삼을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소상공인이다 보니 별도로 광고를 하거나 홍보를 하지 못하지만, 먹어본 분들이 그 효과를 직접 증명하고 입소문을 내주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저는 돈을 위해서 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죽음에서 꺼내준 소중한 ‘흑삼’을 대중화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그에게 최종 꿈을 물었다. “저의 꿈은 산골에 교당을 짓는 것입니다. 3시간씩 쪽잠을 자면서도 새벽 교당 좌선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원불교 법을 만났기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농산물우수관리인증, 특허 5개 보유, 전라북도지사 표창 및 ‘2020 세계신지식인상’ 수상 등 성장하는 흑삼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순이 대표, 그의 열정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2020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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