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사(事)란 무엇일까? 정전 사리연구의 요지에 ① “사라 함은 인간의 시비이해를 이름이라”고 하였다. ② 인연소생하는 유위법(有爲法)을 말한다. ③ 세간의 삼라만상의 상(相)을 말한다. 

이(理)란 무엇일까? 정전 사리연구의 요지에 ① “이라 함은 곧 천조의 대소유무를 이름이니, 대라 함은 우주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 소라 함은 만상이 형형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이름이요, 유무라 함은 천지의 춘하추동 사시 순환과, 풍운우로상설과 만물의 생로병사와, 흥망성쇠의 변태를 이름이라”고 하였다. ② 불생불멸의 무위법(無爲法)을 말한다. ③진여의 이체(理體)를 말한다. 

연구(硏究)란 무엇일까?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하여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하여 따져 보는 일. ‘사리(事理)에 대하여 그 원리와 현상을 조리 있게 조사하고 생각하는 일’ 또는 ‘지혜를 연마하며 본원을 궁구함’ 따위를 이른다. 

“이가 운행하면 사가 생기고 사가 다하면 이로 돌아간다(理運生事 事盡歸理)”고 할 수 있다. 즉 우주의 삼라만상이 봄에 나오고 여름에 자라며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갈무리는 것(春生夏長秋收冬藏)이 만상 개개가 자운(自運)하여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볼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으며 형상도 없고 소리도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서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현성(現成)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리를 연마하자는 것은 중물(衆物)의 개개를 감지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체(理體)의 조화(造化)와 사체(事體)의 작용을 알고 깨우치자는데 중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일이든 이치이든 간에 각지(覺知)를 함으로서 위력을 얻고 지혜를 밝혀 개인에 있어서는 부처조사를 이루고 세상에 있어서는 낙원을 이루어 영겁을 동락(同樂)하고 영세를 평화롭게 살자는데 방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리(事理)에 대한 불교종파의 설을 간단히 말하자면 ① 구사론(俱舍論) 25권에 “고집멸도 등의 사제를 이라 하고, 허망한 현상을 사라 하니라” ② <유식가(唯識家)>에서는 “사란 이에 의타로 일어나는 것이니 사법이요, 이는 본래 저절로 원성하고 여실한 것이니 진여이라” ③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서는 “진여(이)가 인연을 따라 만법을 전개되는(사) 현상이라. 그러므로 사가 곧 이이요 이가 곧 사이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무릇 사리연구의 목적은 능히 둥근 진리의 두렷한 자리를 알아서 이에 일원의 위력을 얻음에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송(頌)하기를
사원군상위(事爰群象謂) 사란 이에 뭇 현상을 이름이요
이내체원운(理乃體源云) 이란 이에 진체의 근원을 이름이라
연불분위일(然不分爲一) 그러나 나뉘지 않은 하나가 됨은
피원본양흔(彼圓本樣昕) 저 일원의 본래 모양 밝음이라네.

/중앙남자원로수양원

[2020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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