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TV를 잘 켜지 않는 우리집에서도 ‘미스터트롯’ 결승에 문자투표를 했다. 시청률 35.7%, 비지상파 프로그램으로써는 최고인데, 이전 최고였던 ‘SKY 캐슬’의 22%를 가뿐히 넘고도 남는 기록이었다. 예능과 음악프로그램이 침체되고 넷플릭스에 밀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기적같은 홈런이었다. 

이전에 2루타 정도는 됐던 ‘미스트롯’을 보완해 더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낸 통찰의 승리다. 이제 방송 트렌드는 물론 우리 사회에서도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데에는 ‘미스터트롯’의 힌트가 주효할 것이며, 지역축제부터 어린이집 재롱잔치까지 여기저기서 이 포맷을 활용할 것이다.  

우리도 생각해보자. 설법을 겨루는 교무들의 오디션 ‘미스설법’이나 일기를 뽐내는 교도들의 경연 ‘미스터일기’. 물론 남녀도, 재가출가도 차별 없으니 한데 모을 수 있지만 그 나름의 맛이 있으니 나눠본다. 

‘미스(터)설법’의 경우, 5분여의 짧은 동영상으로 예선을 치른 뒤, 본선, 결선은 원불교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브로 한다. 굳이 청중 모을 것 없이, 화질 좀 괜찮은 정도의 공간에 경연자들만 모여 차례로 발표한다. 본선 중에는 그날 바로 뽑은 주제로 겨루는 즉흥전, 7080 어르신이나 어린이, 1인가구 대상의 타겟전, 팀으로 전후를 맡는 팀전, 노래나 서예, 동영상 등 특기를 활용하는 콘텐츠전 등이 있고, 재가출가 남녀노소 심사위원들의 점수로 총점을 매긴다. 

결선은 물론 시청자들의 몫이 크다. 실시간으로 보면서 표를 던져도 되고, 일주일동안 문자로 투표해도 된다. 일요법회 시간에 맞춰 교도가 함께 보고 투표하면 배점을 좀 더 주는 것도 팁이 될 수 있겠다. 대망의 결과 발표 및 설법갈라쇼 만큼은 콘서트처럼 오프라인으로 열어 불꽃도 쏘면서 스타교무 탄생을 축하한다면! 

‘미스(터)설법’을 통해 좋은 설법들이 나오는 것은 물론, 연령 등 대상에 따른 설법 연구도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도들의 참여를 이끌어 교무에 대한 팬심 및 교단 자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결과에 조회수 및 추천수도 반영한다면, 원불교 홈페이지도 많이 찾아오는 ‘클릭맛집’이 되지 않을까.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스님들의 설법대회와 토론대회를 진행하고, 개신교에서는 수련회나 교회 기념일에 설교대회를 연다. 우리도 예비교무들의 설법대회나 여러 훈련들에서 경연들을 하는데, 판을 좀 키워 교단 전체의 축제로 만들면 어떨까.       

스타교무 한명이 교화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데, 정작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길다. 코로나19 상황에 어울리는 온라인으로 인싸교무 만들기 프로젝트 ‘미스(터)트롯’. 잠시 느슨했던 공부심이며 법열 다시 쥐는 즐거운 상상을 자꾸 해본다. 

[2020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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