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원불교 봉공회와 서울교구 봉공회가 14일~21일 봉공센터에서 펼치고 있는 천마스크 만들기에는 많은 교도들의 손길이 함께하고 있다. 다들 처음 만들어보는 터라 연구 끝에 샘플을 만든 스승이 있었고, 이에 합력해 나름의 몫을 해낸 이들이 있었다. 그 중 신길교당 신선희 교도는 제작 첫날 와서는 “100장 분의 천만 주시라”라며 한 짐 챙겨가 마스크를 완성해왔다. 

17년째 난곡에서 수선집을 하고 있는 그는 “와보니 재봉틀도 부족하고 이제 손 맞추기 시작이니, 아예 가져가 해오는 게 낫겠다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재단부터 재봉질, 고무줄 끼우기까지 이전에도 숱하게 해온 작업이라 쉽겠다 싶었다. “이왕 가져갔으니 좀 더 잘 만들고 싶은 마음에 재단부터 다시 했다”라는 그는 일하는 틈틈이 손만큼 마음도 바빴다. 수선집 이전에는 18년동안 봉제공장에서 일했던 신 교도, 그는 단장으로부터 ‘마스크를 만들어야하는데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다’라는 얘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교단의 굵직한 봉사에는 빠진 법 없는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교당이나 교구에서 목욕봉사며 밭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나섰고, 오래전 영월 물난리나 태안 기름유출사건 등에도 달려갔다. 오죽하면 직장 면접을 볼 때마다 “일년에 서너번은 평일에도 봉사하러 가야하니까 양해하면 고용해달라”라고 말 할 정도였다. 

모든 일이 업장 소멸하고 복 짓는 일이니 저어할 수도 게으를 수도 없다는 그는 올해로 입교 38년에 이른다. “빚보증 문제로 괴로워 이 종교 저 종교 찾아다녔는데, 친구 권유로 화천교당에 처음 갔다. 속상한 이야기를 했더니 교무님이 ‘당신이 지은 대로 받는 거니, 이번 생에 다 소멸하자’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라는 그. 서울로 와서도 교당을 못찾은 채 호떡장사를 하던 그에게 거짓말처럼 신길교당(당시 대방교당) 교무가 호떡을 사러 와 다시 인연이 닿았다.

“교당에 다니면서 ‘세상에 공짜 없다’라는 믿음이 깊어졌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내 업을 또 하나 녹였구나’ 하니 괴로움 없이 웃게 되더라”라는 그는 “요즘에는 옷 수선하러도 잘 오지 않아 여유 있었는데, 내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데 쓰여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쓰고 내 자식이 쓸 마스크라고 생각하며 한 장 한 장 만들었으니 교무님 교도님들 잘 쓰시고 건강하시길 바란다”라면서도 “정성을 들였지만 그래도 코로나19가 빨리 없어져 잠깐씩만 쓰고 말기를 기도한다”라고 덧붙였다.

[2020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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