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보 교무

[원불교신문=신은보 교무] 요즘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단연 ‘신천지’이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얼마 전 공개 인터뷰를 통해 집회 중지와 경제적 후원 등 정부의 대처에 협조하겠다는 태도로 책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협조를 통해 해결하기에는 확산의 범위가 심각해 대중들의 불안은 ‘신천지’를 향한 분노와 혐오의 감정과 뒤섞여 가속되고 있다. 

신천지 이후 하나님의 교회 등 제 2, 제 3의 코로나 제물이 될 종교단체들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재, 원불교는 몇 번째 차례가 될까. 다행스럽게도 현재 교단의 교세가 한국사회에 신천지 만큼이나 영향력 있지 않다는 것이 씁쓸한 위안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신천지는 어떻게 한국사회에 이 정도의 영향력을 미치는 종교단체가 됐을까? 

신천지는 1984년 3월 이만희에 의해 창설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다. 신천지 교회의 교육 방법은, 자체 성경 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에서 성경교육을 받고 수료시험을 합격해야 입교가 가능하며 6개월의 교육 기간 동안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초·중·고등 과정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신천지가 기성 종교에게 이단으로 배척받는 이유는 크게 교리해석과 선교활동(선전활동)에 대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이유는 또한 신천지의 교세확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타종교에게는 존재의 부정이자 자종교에게는 존재의 긍정인 셈이다. 

신천지는 금전을 단기간 내에 갈취한다거나, 여성신도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등의 문제를 경계하면서 성취감과 연대감을 강조하며, 봉사를 권장하고, 공부를 중요시한다는 점이 선교활동에 긍정적으로 기능했다. 

언뜻 보기에는 건전한 신앙인을 양성하는 것으로 보여질지 모른다. 선교활동에서의 전략은 현 교단의 교화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도하다. 그러나 문제는 ‘무엇을 신앙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신앙할 것인가’에 몰두한 나머지 종교 본연의 기능을 망각해버렸다는 것이다. 

“금산사는 당시 그들의 안목에서는 사교의 집합체였다. 그것은 강증산 선생이 열반시에 ‘내가 죽으면 금산사 육장불에 의지하여 미륵불로 출세하리라’는 예언 때문이었다.” (대종경 선외록 21.교단수난장 3절) 

소태산 대종사는 바른 신앙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앙의 대상을 바르게 볼 수 있어야함을 깨우치고자 했다. 

종교에서 성리를 밝히지 않고, 성리를 모르면 자선인일뿐 종교인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대산종사 역시 바른 신앙의 대상으로 뿌리내리지 못할 때 종교가 종교가 아닌 형태로 혹세무민할 수 있음을 경계했다. 

‘어떻게 신앙하는가’에 치우치게 될 때 우리는 언제든 제 2, 제 3의 코로나 재물이 될 수 있다. ‘무엇을 신앙하는가’ 우리는 언제나 이 질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2020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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