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까지 15분 소등 기도
‘사회적 거리두기’가정법회
한달간 아낀 전기료 기부해

영광 민들레아동센터 어린이들이 LED 초를 밝히고 간절한 마음을 모아 기도를 하고 있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코로나19 상황 속, 천지보은과 가정법회를 함께 챙기는 ‘대각개교절 천지보은기도’가 대각의 달 기쁨과 은혜를 살리고 있다. 28일 대각개교절까지 한달동안 열리는 천지보은기도는 교당과 가정 등에서 매일 15분씩 전기를 끄고 이어가는 릴레이 기도다. 생태계 파괴에서 기인한 코로나19 사태에 참회와 대각의 달 깨달음에의 감사를 담는다. 

천지보은기도는 전 세계 랜드마크들이 일정시간 불을 끄는 ‘어스아워데이(Earth Hour Day)’인 3월 28일 시작했다. 교당과 가정에서 매일 15분동안 암전 속에 기도를 진행하며, 이렇게 한달간 아낀 전기료를 기부해 더 큰 은혜로 나툰다. 4인가정이 한달동안 매일 15분 가정 전력을 아낄 경우 총 2,400 kWh, 2만 가정이 한달동안 참여할 경우 15만kg의 탄소 발생을 줄이며, 2770만원의 전기세를 절감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상인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반성과 종교적 실천의 의지가 함께 담겨있는 것이다. 또한 법회 휴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천지보은기도는 교당이나 가정 등 각자의 자리에서 열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킬 수 있다. 만나거나 모이지 않고도 대각의 뜻을 차분히 기리는 방식이다. 입정과 영주, 기도문, 묵상심고, 일원상서원문과 참회게 독경, 법어봉독 등 기도식 형식을 따르며, 가정법회나 조석심고 등 일상 속 신앙을 지켜가는 데도 의의가 있다. 

지난 2월 25일 오도철 교정원장은 7개종단 지도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온난화에 있다. 식생이나 생명체들에 대해 더 깊은 성찰과 경외심을 갖고 사랑으로 보듬는 노력을 해가야한다”라고 밝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로도 사태는 더욱 심각해져 이제는 일상적인 외출과 법회마저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종교는 공익을 위해 지침에 적극 합력하는 한편 현안에 진솔하고 겸손하게 다가가야한다는 분위기다. 또한 불안하고 답답한 우리 사회를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기도에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종교계의 한 목소리다. 대각개교절 천지보은기도는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한 원불교의 응답이자 대각의 은혜를 경건하게 나누는 혜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불교환경연대가 제안한 이번 기도는 국내외 교구와 햇빛교당, 초록교당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100개의 햇빛교당과 초록교당 등으로 다져온 인프라를 활용해 집집마다 가정불단에 천지보은행을 더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안내문과 기도문을 배포하는 한편, 참가자들이 서로를 독려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온라인 출석체크 이벤트도 함께 한다. 

더불어 원불교환경연대는 ‘지구살림 천지보은 선언’과 ‘적을수록 좋다(Less is Good)’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천지보은 선언은 종교의례에 사용하는 향을 줄이고, 초는 LED로, 꽃꽂이는 화분으로 교체해 가능한 만큼 점차 줄여보자는 취지다. ‘적을수록 좋다’는 일회용품, 전기제품, 플라스틱을 덜 쓰는 ‘3덜운동’과 함께 초록일상수행의 요법, 나만의 초록 약속 등  응모전, 해시태그 이벤트로 교도들을 만난다. 환경과 생명, 기후 등에 모인 관심과 힘은 이후 ‘원불교기후행동’으로 응집될 전망이다. 

한편, 대각개교절 천지보은기도가 시작한 3월 28일 어스아워데이는 세계자연기금이 주최하는 환경운동 캠페인으로, 2007년 시드니에서 시작한 이래 매년 3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실시되고 있다. 1시간 전등을 소등하며 기후변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캠페인으로, 전 세계 유명 랜드마크가 참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주요 건물, 지자체 등이 참여해 수십억원의 에너지를 절약해왔다. 올해는 한강교와 N서울타워, 63빌딩, 롯데월드타워, 숭례문, 광화문 등 서울의 랜드마크들이 오후 8시 30분 1시간 소등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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