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교도

[원불교신문=오은선 교도] 2015년 11월 26일, 문득 원불교가 눈에 띄었고 관심을 갖게 됐다. 열반한 김영삼 대통령의 영결식 영상을 보던 중이었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겠지 하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원불교가 나왔다. 나에겐 상당한 충격이었다. 

국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종교가 나와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의식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원불교가 궁금해졌고 인터넷에 원불교에 관한 정보들을 찾아봤다. 그렇게 나는 2015년 12월 31일 원불교 신촌교당 문을 두드리게 됐다.

지금의 직장에 면접을 볼 때 한 면접관이 “종교가 원불교로 되어있는데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원광대학교병원이 있는 원불교의 교도 입장에서는 그 질문이 이해의 범주 안에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대답하기 힘들었다. 다행히 옆에 있던 면접관이 “한 때 익산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전혀 상관없다”라고 대답을 대신해줘 괜한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는 그 사이 빠르게 교도가 되어 원불교를 전혀 모르던 나의 과거를 잊었다.

나의 입교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끔은 ‘어떻게 주변에 원불교가 전혀 없지’ 혹은 ‘어떻게 이십여 년 동안 원불교를 모를 수가 있었지’라는 반응이 나올 때가 있다. 처음에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모를 수밖에’라고 생각하던 내가 어느새 다른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떻게 원불교를 모를 수가 있지’라고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다가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불교 내부의 시각으로만 원불교를 바라본다면 객관적인 자세를 잃게 되어 더 큰 교화의 시각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 청년법회에 처음 보는 얼굴이 많아졌고 꽤 많은 이들이 이십대가 되어서 원불교를 접하고 찾아왔다. 함께 식사를 하던 중 나는 질문을 던질 기회를 잡았고 물어봤다. “청년들이 왜 원불교에 오지 않을까요?”하는 질문에 모두 같은 대답이 나왔다. “몰라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원불교의 교리가 어떻고 교단이 어떻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른다’였다. 나 역시 이십여 년 간 전혀 알지 못하는 종교였고 어떤 이는 군대에서, 어떤 이는 친구를 통해서, 어떤 이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왔다.

원불교가 그저 유명해지기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게 힘들어질 때 기댈 수 있는 곳이 종교지만 삶이 힘들기 때문에 시선에서 멀어지는 곳 또한 종교라고 생각한다. 종교를 찾는 이에게 원불교라는 종교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 후의 선택은 개인의 몫에 남겨둘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의 건립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어도 원불교라는 종교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일원상을 보며 일원상이 무엇인지 몰라도, 또 궁금증만 가져간다 해도 옷깃을 스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원불교의 교화 방향은 언제나 내부를 향하는 느낌이다. 내실을 다지고 다져 알면 알수록 좋은 컨텐츠를 가진 종교라는 생각은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것에 비해 잘 알리고 있느냐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다. 사람들은 원불교를 잘 알지 못한다. 이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원불교를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원불교가 가진 좋은 콘텐츠를 좀더 많은 이들이 접할 수있도록 홍보에도 노력을 기울이자.

/신촌교당

[2020년 4월 3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