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동부교구 맨하탄교당 재가출가 교도들은 ‘고투미팅’을 활용해 온라인법회를 보고 있다.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종교계 풍경도 바뀌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법회·미사 등 대중이 모이는 행사를 잠정 중단하고 있는 종교계는 ‘코로나19’로 생겨난 공백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불교에서는 해인사가 유튜브TV로실시간 법회 중계를 하고 있다. 유튜브에 생소한 산 속 스님들이 만든 비전문적 콘텐츠이지만 개설 10일만에 1000여 명이 구독해 인기를 끌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이 진행한 개인 수행 독려 이벤트도 눈 여겨 볼만하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참여해 각자 정성스럽게 올린 기도내용을 공유하고 수행을 점검하는 방식의 이 이벤트는 130여 명이 사경·108배·경전 독송 등 수행법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며, ‘코로나19’ 위기 속에 서로를 격려하고 독려했다. 

미사를 무기한 연기한 가톨릭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천주교 춘천교구 사제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말씀이 필요해’ 코너를 오픈했다. 사제들은 강론과 묵상글, 영상, 사진 등을 게시하고 신자들과 온라인으로 만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제작한 카드 뉴스 형태의 제작물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문구로 SNS상에서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발생이후 원불교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발빠른 대응을 펼치고 있는 교단은 중앙총부를 비롯해 강남교당, 화곡교당, 동영교당, 모현교당, 맨하탄교당 등 많은 국내·외 교당들이 온라인법회를 보고 있다. 특히 중앙교구는 청소년·청년 담당 교무들이 주축이 되어 줌(zoom)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 채팅·댓글로 소통하며 법회를 진행한다. 또한 3월 22일부터 고투미팅(GoToMeeting)이라는 비디오 컨퍼런스 툴로 온라인법회를 보고 있는 맨하탄교당은 40여 명의 교도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수행한다. 

박도연 교무는 “뉴욕에서는 이미 모든 모임과 행사, 법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트북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꾸준히 교도들과 소통하고 집에서 수행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현재 미주동부교구에서는 여러 교당이 온라인법회를 진행하고 있어서 영어 온라인법회 리스트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다른 교당 법회도 온라인으로 참석할 수 있어서 교도들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제니 오도넬(원진·맨하탄교당) 교도는 “매일 집에 혼자 있으면 우울감에 빠질 수 있는데, 법동지들의 얼굴을 보고 수행할 수 있어서 위안이 되고 마음을 챙기게 된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를 맞은 종교계는 국내외 할 것 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로 가정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매체가 일상생활을 채우고 있는 지금은 ‘온라인 종교콘텐츠’ 발전을 위한 ‘적기’임에 틀림없다. 1인 미디어 시대, 스마트폰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내 집이 ‘교당’이 되고 ‘수행처’가 될 수 있다. 

[2020년 4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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