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원불교의 의식『성가』중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곡이 법공의 노래와 열반기념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서 영혼의 천도와 위로에 대한 종교적, 음악적인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두 곡의 성가도 같은 맥락으로 봐도 좋겠다. 교당의 열반기념제를 통해서 시작할 때는 법공의 노래를 마칠 때는 열반기념가를 부른다. 죽음과 천도를 대하는 원불교인의 마음가짐이 이 두 곡의 의식곡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법공은 진리의 공양, 법의 공양이라는 뜻이다. 원불교에서는 49재 때 불단에 음식공양 대신 참석한 대중이 간절한 정성으로 천도를 염원하기 때문에, 법의 공양이란 뜻에서 법공이라 한다. 여기에서 사실적이고 진리적인 종교의 신앙을 지향하는 원불교의 특징 또한 잘 나타나 있다. 돈필, 확연통철 등과 같은 가사의 의미를 알고 새기면서 불러보면 좋겠다. 

이어지는 열반기념가는 해당 영위의 열반일에 거행하는 기념 제사에 부르는 성가이다. 추모하는 정성과 열반인의 영원한 명복을 축원하기 위한 성가로 그리움과 축원의 마음을 담아 부를 수 있도록 하자. 44장에서 47장에 이르기까지 영혼천도와 재에 관한 성가들로 구성돼 있다. 새롭게 태어나서 다음 세상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순간에 떠나는 이와 보내는 이들의 애통하고 여린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성가이다. 

살아있을 때나 또 열반에 들 때나 진리에 바탕해 살면서 정성스러움이 있다면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서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삶 속에서 또 다른 새로운 삶으로의 준비를 위한 죽음, 열반을 원불교 성가에서도 슬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진리에 바탕해 늘 본성을 여의지 않도록 노력하기 위한 정성이 세세곡절이 묻어 있다는 것을 의식을 통해서 또, 성가를 부르면서 느껴보자. /슬픔을 통한 새로운 계기가 열반인과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하고 동시에, 천도의 정성과 마음으로 삶을 살아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법공의 노래와 열반기념가를 노래해 보자. /그 어떤 것들도 은혜로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4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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