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달라진 사회 인식의 전환 필요
법회 개설·운영 할 수 있는 환경이 교화의 시작
손주와 함께 하는 조부모 교도가 청소년교화자

문정석 청소년국장

[원불교신문=문정석 청소년국장] 청소년 교화가 어렵다? 원불교만의 어려움은 아니다. 현대사회는 세대인식, 교육환경, 생활습관, 문화 구조 등 다양한 사회적 흐름의 변화들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통적인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종교문화의 탈피 역시 가속화되어, 모든 종단들이 교화에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웃종단에서 내놓은 통계를 보면 이 어려움이 단지 우리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적인 영향이며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으니 너무나 침체되거나 포기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동안 교단의 현안들에 밀려왔던 청소년교화가 더 이상 우선순위로부터 벗어나서는 안되며, 교단의 미래를 위한 절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 이상 방심할 수 없으며, 물러 설 수도 없다는 마음으로 청소년교화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당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흔히 “젊은 사람이 없다”라고 말한다. 교단 전체적인 현상이기도 하며, 이 역시 모든 종단에 해당되는 말이다. 또한 우리 사회 전체를 볼 때도 젊은 세대, 즉 어린이나 학생, 혹은 청년들이 이전보다 적어진 것이 사실이며, 청소년교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젊은 사람, 즉 노동인구들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렇게 일반교화의 근간을 이루는 세대 간 간극이 넓어지고 있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예견됐기에, 예전부터 젊은 세대 교화에 대해 강조해온 것이다.  교구 교화정책에서도, 현장에서도 3040세대 교화를 위한 다양한 지역적 활동과 중요도에 대해 이견이 없다.


시작의 관점과 무게, 교화의 선택과 집중
청소년교화를 이야기하면 따라 붙는 질문이 있다. “그러면 일반교화는 중요하지 않은가?” 물론 일반교화도 중요하다. 사실 교화에 중요하지 않은 분야는 없으며, 모든 세대, 모든 대상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시작의 관점과 무게의 중심을 어디에 두는가의 차이다. 이러한 차이에 따라 교단 교화의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며, 그 분야에 더 노력한 결과 더 큰 결실을 맺는 것이다. 

일반교화에서도 특히 30~40대의 젊은 세대의 구성은 절실하다. “30~40세대를 교화해야 청소년이 교화된다”라는 명제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청소년교화의 관점에서 보면 역발상도 가능하다. 바로 “청소년을 교화해야 30~40세대를 교화할 수 있다”라는 명제다. 이제는 이 문장에 중점을 두어 교화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야한다.   

시대의 변화는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린이와 학생들의 양육과 교육 환경 역시 변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는 개인적 행동 및 선택보다는 가족전체가 함께 움직이고 부모의 돌봄이 더욱더 요구된다. 예전에는 놀이공간에 나가면 친구들이 있었던 시대였으나, 이제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을 약속하고 동의가 이루어져야 만날 수 있다. 육아를 위한 일정들이 부모의 일상을 좌우하는 시대다. 자녀들과 부모의 요구와 활동이 하나로 점점 묶여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린이 법회개설 교당 수 및 출석 수의 감소가 30~40세대의 출석 비율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자명한 결과다. 더욱이 해가 갈수록 더욱더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에서도 이를 파악, 진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청소년 법회 개설 및 유지에 대한  연구 및 대책이 강력하게 요청되고 있다. 
 

지난 13년 동안 법회에 출석한 청소년 수는 43.5%가 감소했다. 특히 어린이 교화의 침체가 뚜렷하다.
지난 13년 동안 법회에 출석한 청소년 수는 43.5%가 감소했다. 특히 어린이 교화의 침체가 뚜렷하다.

“내가 어떻게 청소년교화를?”
이러한 현장의 요청을 바탕으로 주임 교무나 교당 회장단 및 임원들에게 청소년교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면 많이들 반문하는 대답이 있다. 바로 “내가 어떻게 청소년 교화를?”이다. 청소년 담당교무가 없어서, 젊은 교도가 없어서 등의 현실로 인해 청소년교화는 나의 일이 아니며, 내 관심 밖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혹은, ‘내가 직접 법회를 담당하라는 말인가?’ 라며 압박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청소년교화가 법회를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서 시작하며, 이를 결정할 수 있는 분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교구·지구 청소년 활동 및 연합활동, 청소년 교화자 지원 및 격려, 재가 청소년 교화자 양성 배치 등의 다양한 청소년 교화 환경조성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뜻이다.

청소년 교화자들의 교화활동은 크게 법회활동과 교화활동 2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법회활동은 법회출석으로 법회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의미한다. 법회구성, 법회 후 활동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법회 출석한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안착시키고, 원불교 인재로서 신앙인을 만들기 위한 단계다. 교화활동은 법회로 인도되기까지의 교도, 비교도를 위한 모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교화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법회활동으로 안착될 것이다.

청소년교화는 청소년 교화자만이 교당에서만 해나가는 것이 아니다. 교구 및 지구 또는 인근교당에서 이루어지는 청소년활동에 교당 청소년을 참여시키는 것, 인근 청소년 교화활동에 관심과 지원을 해주는 것, 교도의 자녀를 발굴해 해당 기관과 연결해 주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청소년교화라고 생각해야한다.


모든 세대와 구성원이 함께 놀아줘야
“손주 봐야 돼요”라는 교도님들의 대답은 이제 교당에서 듣는 자연스러운 말이다. 그런데 그 손주와 함께 교당이나 교구 법회 및 행사에 참석하고, 원불교 놀이에 참여하고 놀아주는 것, 이 모든 것이 청소년교화다. 이런 경우, 할머니 할아버지가 곧 청소년교화자다.

교화란 결국 원불교 교도로서의 정체성을 살리는 길이다. 교도로서의 자긍심을 갖추는 것, 원불교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 원불교의 교리와 정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곧 경쟁력이고, “원불교를 믿어요”라고 할 수 있는 동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교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교리를 많은 버전과 형태로 콘텐츠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접하게 하고 함께 누리게 해주는 것 역시 꼭 필요하다. 장난감을 주고 ‘놀아라’가 아니라 함께 놀아야 하는 것처럼, 청소년교화에 있어서는 모든 세대와 구성원이 함께 원불교놀이 안에서 놀아주어야 한다.

청소년교화가 담당교무나 특정 교도들만의 일인 시대는 지났다. 이제 청소년교화는 교단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서로 독려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교단의 미래인 것이다. 

[2020년 4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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