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갑자기 마음이 어두워지거나 답답해질 때가 있다. 가정불화, 직장 상사와의 갈등, 장기화 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코로나블루 등 ‘마음의 병’을 일으키는 요인은 수없이 많다. 누군가는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받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명상이나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해보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예술 활동을 통해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우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미술심리치료사를 만났다. 개개인 맞춤형 심리지원 서비스로 ‘마음’을 치유하는 곳, 김인선 미술치료연구소다. 
 

김인선 미술치료연구소장
김인선 미술치료연구소장

미술치료연구소의 시작
전북 익산시 고봉로 34길 5-2에 위치한 ‘김인선 미술치료연구소’는 심신의 어려움을 가진 유·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심리상담, 심리평가, 심리교육, 예술치료를 실시하는 기관이다. 2006년 설립부터 16년간 연구소를 지키고 있는 김인선(법명 성선·정토회교당) 소장은 (사)한국예술치료학회 법인이사, 원광대학교 평생교육원 미술치료 전임교수, 원광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익산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1388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미술심리치료의 보급화에 힘쓰고 있다. 김 소장에게 미술심리치료의 시작에 대해 물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미술을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대학도 미술로 진학했습니다. 성신여대에서 석사까지 마친 뒤, 작품 활동과 아동 미술학원을 병행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에서 사교육을 자제하라는 발언을 했고, 학원이 휘청하게 됐습니다. 그 때 우연히 접하게 된 미술치료의 매력에 빠지게 됐고,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늦깎이로 예술치료학 수업을 듣게 됐습니다. 그것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미술치료학계 1세대 박사
늦깎이로 시작한 공부였지만, 김인선 소장의 열정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단숨에 석·박사를 마쳤고, 국내 미술치료학계 1세대로서 초빙교수, 외래교수, 부모교육 및 워크숍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2006년 익산시에서 최초로 심리치료실을 개원했습니다. 당시 익산에는 500여 명이 넘는 장애아동이 등록돼 있었는데, 심리치료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죠. 그래서 시에서 직접 장애아동을 지정한 뒤, 치료를 해달라고 요청이 왔어요. 미술치료뿐만 아니라 부모교육, 워크숍 등으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당시 원광대학교 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하면서 가르쳤던 제자들이 저와 뜻을 함께 하겠다고 마음을 모았고, 현재 연구소에서 함께 치료 프로그램을 맡아주고 있습니다.”

김인선 연구소만이 가진 특징으로 ‘장기근속자가 많다’는 것을 꼽은 김 소장, 직접 가르친 석·박사 제자들로 구성된 25명의 연구원과 치료사들은 적게는 5년부터 많게는 10년까지 연구소를 책임지고 있다. 

“미술심리치료는 내담자와 치료사의 상호소통이 무척 중요합니다. 내담자가 치료사를 신뢰하지 않으면 솔직한 표현이 나오기 힘듭니다. 오래도록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연구원과 치료사들이 있기에 내담자들이 믿고 저희 연구소를 찾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우리’를 이해한다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고
마음에 쉼을 주는 연구소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
김인선 미술치료연구소는 개인의 심리·정서·행동적 문제들을 다양한 매체(미술, 음악, 놀이 등)와 심리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치유한다. 미술상담은 정서, 심리, 발달상의 어려움을 지닌 아동 및 성인에게 미술창작활동을 통해 긴장을 완화시키고 동시에 창조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울한 아동, 발달이 늦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아동에게 특히 효과적이며 불안, 갈등, 우울, 분노 등으로 상담을 희망하는 성인 및 노인에게도 안정감을 준다. 

음악상담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는 아동 및 청소년, 성인에게 음악을 독창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소극적이거나 충동적인 아동, 청각·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내담자에게 효과적이다.

놀이심리상담은 모래를 만지고 소품을 이용해 자신의 세계를 꾸며 작품을 만든다. 언어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는 아동들에게 ‘모래상자놀이’가 ‘표현’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모래상자상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기치유력을 활성화시키고 연속적으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심리적 발달을 돕는다. 

이외에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가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언어상담’과 뇌와 인체를 건강하게 하는 기술인 ‘뇌파훈련(뉴로피드백)’이 연구소를 찾는 내담자들에게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마음에 쉼을 주는 곳
내담자들로부터 미술치료를 통해 자신의 삶이 변화됐다는 말을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소장은 매일 ‘연구소를 방문하는 모든 내담자들의 아픈 마음이 치유되길 바란다’는 조석심고를 올린다. 그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게 됐을 때, 위기에 처했던 가족이 함께 웃으며 연구소에 들어올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대종사께서는 나 아닌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복을 짓는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복을 짓는 행복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예술을 사랑하던 제가 다른 사람의 상처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릴 적부터 해온 교전 읽기와 사경, 교당 생활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항상 같은 곳 같은 자리에서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김 소장은 인터뷰 말미에 ‘우울증은 혼자 짊어져야 하는 마음의 병이 아님’을 강조했다. 

“우리는 이 회상에 어찌 다행 태어나 살고 있지만 ‘나’로서도 ‘부모’로서도 ‘자식’으로서도 연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실패도 하고 슬픔도 겪는 것이지요. 코로나 블루, 우울증은 더 이상 혼자 짊어져야하는 마음의 병이 아닙니다.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구소를 찾아주세요. 김인선 미술치료연구소가 누구나 편안하게 올 수 있고, 마음에 쉼을 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2년 1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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