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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경쟁력, 기업경쟁력, 대학경쟁력 등 곳곳에서 「경쟁력」이란 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는 WTO체제속에 온 지구가 국가의 울을 트게 됨에따라 이제 국가도 기업도 경쟁력 없이는 생존·번영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새기운은 이처럼 三同倫理가 통하고 있는데 우리 교단의 경쟁력은 어떠한가? 최근 들어 교도수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교무도 교도도 「대종경속의 사람들」보다 信心도 公心도 못한 것 같고, 집 한칸 지어놓고 현실에 그저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교무진은 틀잡힌 교단체제와 엄격한 규정의 보호막속에 안주하고 원융성을 멀리하고 있다.
요즈음 정부나 기업에서는 효율적이고 여건변동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탄력성있고 납작한 柔構造(Flexible and Flat Organization)의 조직을 지향하는 가운데 각종 규제를 과감히 완화 또는 없애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교단도 이를 세속의 일로 눈감고 있을 것이 아니라, 세상이 많이 바뀐만치 우리 교단도 이제 초창기의 개교정신과 원융성을 되살려 「변화의 눈」으로 다시 보고 우리도 교단의 각종 규정을 취지대로 고치고 간소화 해야 할 것이다.

교구제도가 도입되었는데 교구별로 특색있는 교화가 전개되고 있는것인가? 이와 관련해서 교구장과 교구교의회의 권한이 제대로 부여되고 교정원과의 관계는 잘 정립되어 있는 것인가? 교구교의회의 재가교도의원은 그저 거수기나 추인역할만 하는게 아닌가.

교단내 법인도 제대로 활성화되고 경쟁력을 갖고 있는것일까. 모든 법인의 이사구성에 예외없이 전무출신이 과반수가 되어야 하는 현행규정은 너무 융통성이 없는 것이 아닐까?

경쟁력은 또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人資源의 크기와 질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 교단의 인력은 교무진과 재가교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한정된 교무진의 효율적인 배치와 능률적인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실은 아무래도 대우가 좋은 곳에 과잉 배치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과잉배치된 인력의 限界生産性은 「제로」(零)가 되고 부족인력은 해결할 길이 없다. 이의 해결채은 근본적으로 교무의 처우개선이 이뤄져야 하나, 우선 급한대로 교무자녀분들의 학비보조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대우여건에 얽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재가교도들이 신나게 교화와 교정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종법사님께서 강조하시는 「재가교도가 교화의 주인」이라는 말씀은 요즈음의 수요자 중심(Consumer-oriented) 개혁과도 상통되는 교화정책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굳은 관행때문인지 아직 교정에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우리도 하루속히 규정을 허물고 울을 터서 우리 교단의 원융성을 살리고 경쟁력을 키우는 새 계기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중앙청운회장·해양수산부장관>

편집자주: 이 글은 조정제 박사가 해양수산부장관으로 입각되기 전에 본사에 써보낸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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