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형 가스분리기술
이산화탄소 회수, 재자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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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가장 잘 보호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고, 다음은 재활용을 통해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지구도 살리고 인간도 이롭게 하는 에너지 절양형 기술 개발로 우리의 환경까지 지켜주는 원불교인이 있다. 주인공은 공학박사이자 기술사인 유성교당 조순천 교도(본명 淳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조 박사는 「에너지 절약형 가스분리기술」에 관한 연구개발 업적으로 한국과학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후원하고 과학기술처가 제정한 제4회 「이달의 과학 기술자상」(7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가 연구한 것은 산업체 배기가스 등에서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만 분리 회수해 산업용 원료로 재활용 하는 기술.
이것은 흡착제를 이용한 공정기술로 제올라이트, 활성탄, 실리카젤과 같은 미세기공을 갖는 고체입자에 여러 가지 분자들의 크기 또는 전기적 물성 등을 이용해 선택적으로 흡·탈착시켜 혼합물질에서 원하는 성분을 정제 또는 제거하는 기술이다. 세계적으로도 그 용도가 점점 커지는 분야.

『사은님께 모든 것을 감사드립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하늘과 땅의 은혜 아닙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은혜를 잘 느끼지 못하고 또 그 결과를 생각지 않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 일이 천지에 대한 보은행이라 생각하니 더없이 기쁩니다』

조 박사가 개발한 것은 최근에 지구환경 보전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착분리하는 공정기술로 굴뚝에서 이산화탄소를 회수하여 산업용 원료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에너지 절약뿐 아니라 국제기후 변화협약에 대한 국각적인 대책기술로 활용되고 또한 외국으로 플랜트 수출도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개가로 평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 박사가 개발한 이산화탄소 흡착분리공정기술은 현재 세계 최고인 일본보다 효율이 2~3배 높은 수준이다.

『오염을 줄이는 방법은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흔한 물이라고 해서 함부로 쓰지 말고 생활 속에서 항상 절약하고 재활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조 박사는 지난해 삼성정밀화학의 열병합발전소에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시험 공장을 설치하였고, 현재 이 기술을 활용하여 이산화탄소를 삼성정밀화학·대한정밀화학 등에 공업용 원료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회수된 이산화탄소는 자동차 회사 및 중공업의 자동용접 가스공급을 비롯해 요소비료, 나일론, 맥주 및 탄산음료, 드라이 아이스, 브라운관 유리, 탄산칼리, 탄산바륨 등의 제조에 쓰이게 된다.
『군 제대 후 첫 근무지인 영남화학 비료공장에서 에너지와 환경을 관리한 것이 오늘의 인연이 됐습니다』고 말하는 그는 환경 연구가답게 먼저 절약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의 집에는 못쓰는 헝겊이 방 안 가득하다. 그의 부인인 이지덕 교도가 환경연구가의 아내답게 조각 헝겊들을 모아 방석이나 베개의 속지로 재활용해 양로원 등 주위의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때문이다.

또한 그도 지난 89년에 구입한 「엑셀」을 8년째 타고 다니고 있다. 10년을 채울 예정이란다.
『오직 한 길 속에 일심으로 매진하면 길이 없어도 길이 열립니다. 비록 그 일이 안될 일일지라도 지극하면 능력 이상의 것이 나오죠. 이것이 감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신앙적으로 사은님에 대한 깊은 은혜를 느낍니다』그래서 그의 좌우명은 「오직 한 길」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에서 자신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흡착분리장치를 방송에 소개하던 날, 하루를 남기고 냉각수가 얼어터져 장치를 작동 할 수 없게 되었다. 조 박사는 온갖 난방장치를 동원하여 배관을 녹이고 새 파이프를 이어붙여 하루만에 정상 가동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런 신념을 통해 그는 서울대 사학과와 의예과를 다니는 두 아들에게도 『한 순간 한 순간이 모여 일생이 되는 것이니 이 순간부터 최선을 다 할 것』을 당부한다.

현재 이산화탄소 공정기술을 실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린 그는 올해부터 또다른 연구를 시작했다. 에칠렌, 프로필린 등을 흡착분리하는 기술과 작업과정에서 대기중으로 쉽게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물질을 회수해서 재활용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에너지 사용량의 추세라면 2100년대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2도정도 상승하여 지구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 후손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잇는 세상을 가꾸어 물려주고 싶다』는 그는 서울대와 프랑스 국립 로렌공과대학에서 수학하였고 또한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내외에 다수의 특허를 등록 또는 출원하였으며, 국제적인 저명학술지에 13편, 국내학술지에 16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이 분야의 학술 및 기술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그는 『아내를 통해 원불교를 접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한지가 어느덧 30여년이 가까워집니다』면서 『40십이 넘으면 죽어갈 보따리를 챙겨야 한다고 했는데, 한길로 오다보니 어느덧 내일 모레면 50줄에 접어듭니다. 그동안에 연구에만 몰두하느라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는데 이제부터는 챙기는 공부를 해야겠습니다』고 말했다.
최선의 삶을 살아온 사람만의 아름다움이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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