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83년 새해를 맞아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제불황과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봉급생활자는 물론, 기업체 근무자를 포함한 경제계 전체가 이미 예고된 실업 및 취업대란의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국제통화기금의 요구에 따른 저성장과 초긴축 정책으로 경제가 활력을 잃고 불황이 심화될 경우 군살빼기에 나선 기업들이 신규채용은 물론, 직원들에 대한 임금삭감과 직원감축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회생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산업구조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하며 기업인들 또한 경영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기존의 경영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계기로 고실업, 고물가, 고세금등 3高 시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모피수입이 2년째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연간 바다가재 수입액이 1천억원대에 이른다는 사실은 심각한 과소비 불감증을 입증해 주고 있다. 따라서 벼랑 끝에 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민 모두가 불요불급한 소비를 억제하고 각자의 씀씀이를 줄여 나감으로써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적극 합력해야 한다.

둘째 민족의 대화합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국민 모두의 관심과 기대속에 제15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이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을 다짐해야 할때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민족의 대화합과 경제위기 극복, 그리고 남북통일을 위한 기반조성에 앞장서는 일이다. 그동안 당리당략에 따른 비방과 흑색선전등으로 인한 후유증과 지역갈등의 망국적인 병폐를 말끔히 치유하고 민족의 대화합을 이끌어내는 일은 대통령 당선자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이다.

셋째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인륜과 도덕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이다. 경제위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부, 기업인, 학자 등이 가세하여 각종 해결방안을 마련하는데 비해 사회적 병리현상이나 도덕성의 위기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흉폭해지는 청소년범죄를 예방하고 이들을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급속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종교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물론, 위기에 처한 인륜과 도덕을 부활시키기 위한 사회공학적 분석과 대책마련을 마련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인륜과 도덕을 바르게 세우는 일은 가정과 사회를 지키는 일이며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고자 새 회상 원불교를 개교하신 소태산 대종사의 개교정신과 교법의 현실구현임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 생명의 근원이요, 삶의 터전인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가꾸는 일이다. 가뭄과 홍수,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으며 해마다 수백 종의 생물이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기상이변의 가장 큰 요인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산화질소의 과다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가 현재의 추세로 계속 증가한다면 2100년 지구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섭씨2도 정도, 해수면은 15~90cm 올라 갈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이변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생길 수 있는 단순한 경제적 마찰이 아니라 하나 밖에 없는 지구를 살리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원기83년 새해를 맞아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과 교단의 발전, 그리고 온 국민이 함께 걱정하고 있는 경제불황이 하루속히 극복되기를 염원한다.

원불교신문 편집인 조원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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