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활력소요, 삶의 여유공간이죠

명상에 젖은 소년과 같이

항구도시 부산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금정산 서쪽 기슭, 바다로 흘러드는 낙동강을 굽어보며 꿈꾸듯 앉은 건물 한 채가 있다. 마치 꿈많은 소년이 산등성이에 올라 넓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명상에 젖은 모습을 연상케 하는 금곡청소년수련관.

겨울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토요일 오전 이른 시각임에도 중년 부부 한 쌍이 아이들을 데리고와 실내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공을 튀기며 농구를 하고,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워 하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 다정스럽다.

개관한지 만 2년째가 조금 모자라는 금곡청소년수련관이 어느덧 지역민들의 아늑한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주위를 둘러쌓고 있는 넓은 공원과 산뜻한 시설,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이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기에 모든 사람들이 이웃집 드나들 듯 스스럼없다.

지역민들의 자존심이 되어

“금곡청소년수련관이 생기면서 문화수준이 높아지고, 이 지역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또한 지역문화를 향상시켜 달라는 애정어린 주문도 많이 받죠." 관장을 맡고 있는 김순익 교무는 “금곡청소년수련관이 이젠 명실공히 지역민들의 자존심이 되었다."고 강조한다.

봄·가을이면 온 가족이 점심가져와 하루종일 오손도손 시간보내기도

수련관을 이용하는 이용객은 하루평균 2천여명. 소문이 나면서 금곡동 뿐만아니라 이웃한 화명동과 양산지역에서도 수련관을 즐겨 찾고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수련관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정성과 이용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프로그램 개발. 현재 수련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아동·청소년 프로그램과 여성·일반 프로그램만도 줄잡아 50여 가지에 이른다. 영어교실을 비롯 국악교실, 스포츠댄스, 수지침, 구연동화, 색종이접기 등등.

가족 전체가 이용하는 공간

이중 이용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수영. 지하 1층에 위치한 수영장에는 그야말로 남녀노소 구분없이 드나들며 생활의 활력을 얻고 있다. 물가에서 물장구를 치며 노는 어린아이부터, 제법 그럴듯한 자세를 뽐내며 물살을 가르는 여성, 그리고 노후 건강을 생각하며 열심히 팔을 젓고있는 어르신까지.

또한 수련관의 가장 큰 특징은 가족 전체가 여기를 이용하는 것.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손잡고 와서 각각의 특성에 따라 문화교실에 참가해 자기개발을 하고, 운동을 하면서 마음도 연하고, 또 한가롭게 산책을 하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한다. 이경서 교무는 “봄가을이면 온 가족이 아예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귀띔한다. 이러다 보니 각종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들로 부터도 “여기에 오면 신이 나고, 강사료 보다도 재미가 나서 가르친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고.

청소년교화의 활력 모색

금곡청소년수련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청소년교화. 특히 청소년교화가 직접 교화로 이어지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이경서 교무가 맡고 있는 청소년 교화는 원기86년 삼동청소년회에서 개최한 전국청소년축구대회에 처녀 출전해 중등부 우승을 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또한 작년에는 청소년 교화상을 타기도.

“청소년들은 관심이잖아요. 제가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좋아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죠." 이 교무는 아이들의 끼리끼리 모여서 소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게 운영되는 청소년 동아리가 11개 정도되고, 동아리 회원만도 3백여명이 된다.

특히 이들의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이 교무는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꼭 기억해서 불러주고, 또 특성을 파악해 메모해 둔다. 그래서 학부모들까지도 신뢰를 보낸다고.

어린이합창단과 예체능단을 만들어 청소년교화의 활력 불어 넣을 예정

“아이들이 저 보러도 많이 와요. 그리고 와서는 괜히 쑥스러우니까 ‘교무님 콜라요.'하며 외치죠."라며 활짝 웃는 이 교무의 말 속에서 행복한 미소가 떠오른다.

김순익 교무는 “오늘 금곡청소년수련관이 이렇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박은국 원로교무님과 이성택 부산교구장님의 청소년교화에 대한 한결같은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다"면서 “이에 부응하기 위해 금년에는 ‘어린이합창단' 창립과 아기스포츠단격인 ‘예체능단'을 만들어서 청소년교화의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비오는 주말 이른 시각임에도 부모의 손을 잡고 활짝 웃으며 들어서는 어린이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금곡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과 모든 지역민들의 생활의 활력소, 삶의 여유공간, 자기 개발의 충전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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