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있으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 건강에 대한 소중함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프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것이 가장 큰 복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려면 젊어서부터 좋은 생활습관과 마음관리를 해야 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만이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자기의 병이 가벼운지 중한지 알아차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평소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자. 병이란 가벼운 증상에서 시작하지, 갑자기 중병이 드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 몸에서 피부·살·근육·인대·관절에 병이 생기면 불편하기는 해도 생명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위·대소장·방광·자궁쯤 들어오면 생활도 불편하고 점차 체력도 떨어지게 된다. 여기서 더 들어가 간·심장·비장·폐·신장이나 뇌·골수까지 들어가면 중한 병이고 때로는 생명이 위태로운 정도가 된다.

그러므로 내 증세나 병이 어디쯤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서 가벼운 병일 때 생활을 순조롭게 하면 낫기도 쉽고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가벼운 신호가 왔을 때 이를 무시하고 병이 깊어지는 생활을 계속하든지, 아니면 별 것 아닌 증세를 곧장 자기가 아는 병명과 연결시켜 지레 겁을 먹어 가벼운 병을 악화시키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예를 들어 목·어깨·허리·무릎 등의 관절이 아프다고 다 관절염이나 디스크나 골다공증인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일시적 피로에서 출발하여 점차 혈관·신경·근육·인대에 피로가 쌓일 것이고, 나아가서 연골이나 골까지 영양이 나빠져 정말 병이 되려면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데 그 동안 본인은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일까?

증세나 병명에 놀라기 전에 먼저 병이 어디쯤 들어와 있으며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생활에서 찾아보는 습관을 가지자. 평소에 체력관리와 마음관리를 해 놓으면 갑자기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그리 놀랄 것도 없다.

원인은 생활 가까이 있으니 자신을 잘 살펴보자.

양귀비 <정토,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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