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부장관 어머니 조귀은 교도

“기쁜 일이 있으면 교당에 제일 먼저 연락해요. 그래야 기쁨이 더욱 커지죠.”

지난 개각에서 통일부장관에 임명된 정세현 장관의 어머니 조귀은 교도(79세, 오수교당).

큰 아들의 장관 임명 소식을 듣고는 이내 교당으로 연락할 정도로 조 교도의 교당 사랑은 지극하다. 매사에 교당을 통해 바른 지혜를 얻고, 또 모든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지금부터 43년 전, 밭일을 하고 있을 때다. 친분이 있는 이웃 사람이 밭에까지 찾아와 ‘교당에 나가보자’는 권유을 받고, 그 정성에 감복해 교당을 찾은 것이 6월1일 이었다. 처음 찾은 교당이었는데도 별로 낯선 것 없이 법문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내 새벽기도를 다니고, 또 집에서도 일원상을 모시고 매일 기도를 올렸다.

그런 어머니의 정성을 아는지, “아이들도 크면서 자기들이 알아서 공부를 하더라”며 “특히 아이들의 교육열에는 한약방을 하다 돌아가신 부군(법명 정운석)의 정성이 대단했다"고 밝혔다. 그 교육열은 시댁의 두 집 조카들과 조 교도의 오빠(조용관, 1950년 월북, 북한 최고 방직기술 전문가, 본보 1069호 참조) 자식들까지 가르칠 정도였다. 그래서 한때 서울서만 9명이 공부를 했다고.

2년전 법사위에 오른 조 교도는 입교때부터 아침기도와 조석심고를 한번도 빠뜨리지 않을 정도로 신앙심이 투철했다.

특히 교당에서 하는 새벽 좌선을 거의 거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심장과 혈압이 좋지 않아 2년전부터는 집에서 매일매일 좌선과 심고를 올리며 교도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조 교도는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있다면 큰 딸의 죽음”이라고 말했다. 46살에 먼저 세상을 떠난 큰 딸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원불교교전을 손에 들고 읽을 정도로 그 믿음이 어머니를 꼭 닮았다. 그래서 슬픔도 더 컸다고.

오랜 세월, 믿음을 쌓아온 사람답게 조 교도는 ‘상 없음’이 큰 장점이라고 주위에서 밝힌다. “진리께서 다 알고 있는데 하고 생각하니깐, 굳이 말(변명)하고 싶지 않더라”라며 입을 닫는 조 교도의 말 속에서 깊숙이 익은 신앙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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