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교화상담

모교당에 갔을 때의 일이다.

교당에 들어서는데, 교무님은 유치원 쪽으로 가시고 얼마지 않아 고개 숙인 네 명의 남학생을 데리고 나오셨다. 그리고는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확’ 뜯어 버리고 “너희들이 학생이야?”하셨다. 남학생들은 반항의 차가운 눈길을 교무님께 보내고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겁이 났다. 이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는 않을까 숨을 죽이며 교무님의 옆자리를 그렇게 지키고 있었다. 문제는 바로 ‘흡연’이었다.

교무님께서는 학생들을 2층으로 데려가 한참 훈계를 하시고는 이름도 묻고 집안도 물으시며 “얼굴도 잘 생겨 가지고 왜 그렇게 몸에 안 좋은 담배를, 그것도 몰래 숨어서 피우니?”라는 질문을 하기도 하셨다. 이런 과정속에서 어느새 반항의 분위기는 차츰 사그라들고 남학생들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청정한 도량에서도 담배를 피우니 거리에 나가서는 얼마나 많이 꽁초를 버리겠니?” 하시며 너희들이 버린 만큼 청소하자 하시며, 60일 동안 교당에 나와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하고 그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셨다.

지난 1년 동안은 보람과 좌절의 반복이었다. ‘과연 내가 지금 청소년들을 잘 지도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스스로의 질문 속에서 말이다.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을 보면서도 금연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내겐 없었다.

그 보다 더 큰 고민은 흔들리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사그라드는 것이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나에게 교무님의 상담법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부모님께 전화하겠다는 교무님의 말씀에, 한 번만 봐달라고 용서를 비는 청소년들의 모습속에서 나는 오늘도 부모님께 효자되고 싶은 청소년들의 간절함을 보았다. 청소년들의 가슴속에 깊이 자라고 있는 효의 뿌리. 올해에는 조상을 찾아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랑스런 후손, 원하는 효자되도록 진로적성 탐색을 도와주어야 겠다는 결심을 해보았다.

“청소년 여러분! 새해에는 모두 효∼오자 되세요.” 우리 부교무들이 함께 할께요. 바쁜 업무를 핑계로 청소년 교화에 나태해진 나에게 경책을 주신 교무님께 깊은 감사를 올리며 교무님의 건강과 교당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오늘은 두 손을 모아본다. 힘내세요, 교무님! 

<부산금곡청소년수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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