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둔 길 괴로운 길 헤매이다가 즐거이 이 법문에 들었나이다.’

인연의 이끌림으로 이 회상 만나게 된 우리들은 만남의 소중함을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확신하기에 성가 48장을 부를때 마다 다행함과 감사함을 새삼 새기며 보은을 다짐한다.

불경에 장야(長夜)란 말이 있다. 어둔밤의 긴밤이 아니라 무명에 가려 진여를 보지 못하고 헤매는 중생세계의 모습을 안타까이 표현한 것이라 생각해 본다.

교화자는 만나는 인연 마다에서 소중한 가르침을 받게 된다. 대종사님의 법문을 전달하면서 얻어지는 진리에 대한 확신과 공심과 공부심이 더욱 충만해짐을 느끼게 된다. 남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찾게되고, 또 겸손과 감사함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 항상 은혜롭고 감사히 생각하며 살아간다.

특히 초창 교당에서의 경험은 교화자나 피교화자 모두가 온 정성을 다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교당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가 서로를 소중히 알고 또 진리의 거울역할을 서로가 하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강원도에서의 교화경험을 회상해 본다. 무서울 것 없었던 30대의 정열을 온통 불살라 보았던 시절이었고, 법인성사 같은 혈심혈성의 법동지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곳이었다.

어느 겨울, 정초기도를 올리면서 밤낮 3일간 내린 눈으로 교통이 끊겨 도보로만 이용해야 되는 극한 상황에서도 70대 노인들이 무섭게 쌓인 눈을 두시간 동안 헤치며 기도에 참석한 일이나, 몇 명되지 않는 식구들 모두가 내 가족같고 혈육같은 법정을 나누었으니, 어찌 소중하지 않았겠는가!

3일간 내린 눈으로 교통 끊겨···
70대 노인들이 2시간 동안 눈 헤치고와
기도에 참석

기다리고 있었던 인연들을 만난듯한 반가움과 설래임. 아마 이러한 심경들이 우리 교화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게 하고, 만나는 인연마다 진급의 길로 인도하고자 묵묵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늘 인연을 찾아 다니게 하는 행복감을 갖게하지 않겠는가?

공부심이 장한 분을 보면서 나의 공부심을 채찍질하고, 가난하게 사는 분을 보면서 나의 복 장만을 다시 챙기게 되고, 공심이 장한 분을 보면서 다시 공심을 가늠해 보며, 잘하고 잘못하는 인연들 속에서 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교화 일선. 이 일이 우리를 행복자 중에서도 행복자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세상에 수많은 일 중에서도 수도에 적공하며, 세상 맑히고 밝히는 일에 앞장선 이 다행함으로 살고 있지만 행여 진실을 저버리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성찰하면서 만나는 인연마다 은혜의 꽃이 피어나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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