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현상이 진공묘유의 조화인 것을

진공은 불생불멸 묘유는 인과보응

일원상의 진리장에서 우주의 현상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 진공묘유의 조화라는 말입니다. 진공묘유의 조화라는 것은 어떤 뜻인가.

우주의 근본은 본래에 텅비어서 공한 것이나 그 공은 무기의 공이 아닌 진공 즉 진실된 공으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신령스런 공이며, 그 진공한 자리에서 한 기운이 응하여 만물이 묘하게 있어진다 하여 묘유라 한 것입니다.

묘유가 무엇인가. 묘하게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인과보응의 진리를 따라 있어진다는 의미로서 묘유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공이 불생불멸이라면 묘유는 인과보응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조화라는 의미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만물이 상호 관계속에서 존재한다는 의미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만물은 어느것 하나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상호 의존적인 관계속에서 존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교리도에 보면 진공묘유의 수행문이라 해서 진공묘유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진공묘유라고 할 때는 사람의 본래 성품작용을 표현한 것입니다. 즉 우리의 성품이 본래 텅비어서 걸리고 착된 바 없이 작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진공은 불생불멸 묘유는 인과보응

수행이라고 하는 것은 경계를 당하여 본래가지고 있는 진공묘유의 성품 그대로를 본받아 활용하는 공부를 하자는 뜻에서 수행문이라고 한 것입니다.

따라서 진공묘유의 조화라고 할 때는 우주전체를 설명하는 말이고, 진공묘유의 수행문이라고 할 때는 인간 성품의 작용을 주로 설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진공묘유가 우주를 설명할 때와 성품을 설명할 때가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것이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해하고 표준 잡기 쉽도록 구별한 것이지 본래는 둘이 아닌 하나의 진리임을 또한 알아야 합니다.

진공묘유의 조화라는 진리적 어휘가 시사하는 중요한 의미는 바로 우주만물이 존재하고 또 상호작용을 하는 현상 자체가 순일 무사한 진리 작용임을 믿고, 경건하게 받들어서 항상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고, 사리를 원만하게 알고,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지성으로 하는 신앙과 수행을 하자는 것입니다.

<남궁 성 교무·교정원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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