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 화백, 대종사 십상 서양화로 그려

돈암교당 4층, 유리창에 ‘성화연구회’라는 노란색 글씨가 선명하다. 옥상에 오르는 계단을 이용하여 벽을 쌓아 만든 3평 남짓 옥탑방이다. 이 옥탑방으로 오르는 계단 양옆 벽면에는 성화(聖畵) 밑그림들이 빼곡이 붙어있다. 그 미완성의 밑그림들을 보면서 얼마나 고심하며 작품들을 완성하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머릿속에 온갖 구상만 떠오르지 이미지작업이 되지 않아 아직 장항대각상은 밑그림도 만들지 못하고 있단다.

김찬 화백은 “대각상은 백지에 점만 하나 찍어 두었다가 내가 대각을 한 후에 붓을 들어야 할 모양이다”면서 그 특유의 너털웃음을 웃는다.

돈암교당에 성화연구회 간판이 붙게 된 것은 정도중 교무가 지난해 부임하면서였다. 정 교무는 훈련기관의 책임자로 근무할 때 시각교재를 제작하여 많은 훈련성과를 얻었다. 교화현장에 부임하자 다시 시청각교재를 통하여 현장교화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김 화백이 있었다. 김 화백은 대종사 일대기를 만화로 처음 발간한 사람이다.

김 화백이 지금 제작하고 있는 대종사 십상은 서양화로 그려지고 있다. 한국화는 정승섭·정진웅 화백이 그린 작품이 있지만 서양화로는 처음이다. 김 화백의 십상도는 정통 서양화에서 그리는 사실·기록화와 달리 극화기법(劇畵技法)으로 그리고 있다. 극화기법은 사실을 근거로 하되 어떤 특정부문에 상징성을 주어 작품을 완성한다.

김 화백의 대종사 십상도는 90cm 환(環) 안에 성화를 그리고 그 밑에 십상에 관한 설명문을 달고 있다. 대각 이전인 관천기의상에서 강변입정상까지는 정적인 분위기로 푸른색이 많이 나타나고, 대각이후의 장항대각상에서 신룡전법상은 동적인 주황색의 밝은 빛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 대종사 십상도는 3월 말까지 완성되어 4월 대각개교 경축기간 중앙총부에서 전시된다.

돈암교당 성화연구회는 정석인·이동원·김동풍 교도가 함께 중심이 되어 전교도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1차 사업인 대종사 십상도를 완성하면, 2차 사업으로 타교당에서 대종경이나 교사에 관련된 성화를 주문시 그 교당에 맞는 맞춤 성화를 제작하여 전국에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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