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불공은 사실적인 신앙원리

사은신앙은 원불교 신앙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인간이 생존하는데는 근본적으로 네가지 은혜로 살게 됨을 깨달으시고 이를 신앙문의 교리로 밝혀 주셨습니다. 즉 이 세계를 은혜의 관계로 뭉쳐진 은혜의 큰 덩치로 보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은혜롭다’ 아니면 ‘해롭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존재한다는 의미이며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은혜의 나타남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사은의 교리는 은(恩)의 개념은 은(恩)과 해(害)의 상대적인 개념에 그치지 않고 절대적인 은의 개념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원상의 내역이 바로 사은이요 사은의 내역이 바로 삼라만상으로 일원상과 사은을 하나로 보는 진리관입니다.

사은이란 우주에 가득한 은혜를 그 성격이나 특성상 네가지 범주로 나누어 놓은 것입니다.

또한 그 특성을 각각 은혜로 보는 사은의 정신은 바로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교리 표어를 낳게 했습니다.

즉 사사물물의 특성속에 불성이 각각 갊아 있어서 그 특성자체가 다 부처이므로 죄복의 권능이 각각의 특성속에 있다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사실적인 신앙원리가 바로 이러한 사은의 원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따라서 보은하고 불공을 한다는 것은 그 특성을 은혜와 불성으로 보고 그 특성에 맞는 보은과 불공을 하는 것이 진리적이고 사실적인 신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지에게 당한 죄복은 천지에 맞게, 부모에게 당한 죄복은 부모에 맞게, 동포와 법률에게 당한 죄복은 동포와 법률에 맞게 보은 불공을 하여야 진리적이고 사실적인 보은 불공이 된다는 것입니다.

원불교 신앙인은 사은의 복전에 복의 씨를 뿌리고 이를 가꾸어 거두는 농부입니다. 사은이라는 큰 복전에 보은불공이라는 방법으로 잘 심고 가꾸면 수확이 많고, 그렇지 않으면 수확이 적은 인과의 원리에 따라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은의 신앙문을 인과보응의 신앙문이라고 하는 것도 사람이 각기 보은 불공을 잘하고 못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남궁 성 교무·교정원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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