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배내청소년 훈련원에서 실시하는 교도법위 단계별 훈련을 다녀왔다. 항마부 훈련이라 역량에 비해 조금 벅찬 과정이었지만 교무님의 권유가 있어 용기를 내어 기대반 우려반으로 참가하였다.
우리 원불교 교법 중에서 가장 특징이 있고 자랑할만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훈련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간 생활에 있어 빈틈없이 대조하고 단련하는 이 훈련법이야 말로 깨침을 향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라 믿고 있었기에 그만큼 기대도 컸었다.
법 높으신 선배님들, 정다운 법동지들과 함께 자연경관이 빼어난 배내훈련원에서 심신을 단련하며 강의도 듣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시간을 통해 얻는 바가 많았다.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각자의 심계를 대중잡고 그 순간만은 모든 생각을 놓고 맑고 밝고 지순한 한마음으로 속깊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귀중한 체험을 하게 되어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나름대로 몇 가지 아쉽게 느껴지는 점도 있었다.
첫째,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과목을 공부하려니까 심도있는 공부가 되지 못하고, 미진함이 남은 상태에서 훈련이 끝나버려 너무 아쉬웠다.
적어도 법강항마위 공부표준이라면 평소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어려운 과목이 좀더 중점적으로 다루어 졌으면 훈련의 효과가 극대화 되지 않을까?
두번째 훈련의 분위기가 조금은 소란한 느낌이었다. 최소한의 묵언시간을 정하여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세번째로는 단계별 훈련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체계적인 교과과정이 마련 되지 않은 것 같다.
작년에 받은 상전부훈련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적어도 항마위 훈련에 참가하시는 교도님들이라면 신심만은 확고하여 어떠한 경계에도 흔들림이 없는 경지이기에 내면의 힘을 기르는 방법을 모색하고 인도하는 방면으로 훈련과목을 선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각훈련원의 자율에 맡겨야 되겠지만 큰 틀은 단계별로 정하여서 각 훈련원에 배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내실있는 훈련이 되기를 바라면서 내년의 훈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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