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여명 몰리는 진료소
스와질랜드교당, 유치원도 설립

비행기를 열아홉 시간, 세 번이나 갈아타고 내린 곳은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인구 백만명의 소왕국 스와질랜드. 다시 인구 3만명이 사는 수도 음바바니에서 포장도로로 61km를 달리고 비포장도로 14km를 달려 도착한 곳에 스와질랜드선교소가 있었다.

이곳은 이 나라 제2도시 만지니에 속한 까풍아지역으로 원주민 스와티족이 살고 있었다.
스와지선교소는 남아프리카교당이 추방당하여 다시 아프리카 교화를 위해 두번째 교두보로 원기85년 1월 25일 김혜심 황수진 김현길 교무가 들어와 교당 문을 열고 유치원과 진료소를 세웠다.
길다란 건물 앞에 세워진 국기게양대에는 태극기와 스와질랜드 국기가 건조한 겨울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이 유치원교사를 중심으로 좌우에 대각전과 진료소, 그 뒤에 생활관과 숙소 3동, 창고와 화장실이 별도로 세워져 9채의 건물이 4,500평에 세워져 있다.

유치원
조현제 교무가 원주민 교사 2명과 함께 어린이들 손을 잡고 빙빙 돌며 강강수월래를 한다. 피부색은 검어도 어린이들 표정은 웃음과 재미로 가득했다.
이곳 아이들은 셈을 익히고, 문자를 익히는 것 보다 문화생활에 필요한 일상의 일을 배운다. 전기 켜는 법, 수도꼭지 다루는 법, 화장실 가는 법, 신발 신는 법을 익히고, 그리고 자기들 고유춤과 한국 민속춤, 서구식 놀이춤도 익힌다. 예절을 배우고, 마음에 대해 공부를 한다.
해가 뜨면 활동하고, 해가 지면 자는 이곳 생활 때문에 어린이들은 새벽 6시면 유치원에 온다. 유치원에 오면 안전하게 뛰놀 수 있고,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고, 끼니때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다. 어린이들에게 유치원은 낙원이다.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간다.
한 달 유치원 학비는 30랜드(약 5,000원)이다.
현재 64명의 어린이를 교무 1인, 현지교사 2인, 보조원 3인이 돌보고 있다.
조현제 교무는 “교육보다 희망 기르기입니다. 문화에 눈뜨게 하는 것이지요. 교재나 의복은 한국에서 지원된 것으로 해결해 가는 데 먹이는 것이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고 했다.

진료소
“배가 아파도 오고, 뱀에 물려도 오고, 사람이 죽어도 와요. 내가 치료할 수 있는 것은 하지만 못하는 것이 더 많아 가슴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진료소를 맡고 있는 안혜연 교무의 말이다.
아침 8시, 미혼모인 현지인 사무원과 안 교무는 영문판 I원불교교전 J을 봉독하였다. 일과의 시작이다. 이곳은 결혼 전 아이를 갖는 것이 흉이 아니고, 아이를 둘 셋 데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도 예사란다. 에이즈 감염률이 세계 최고인 이유가 될만한 일이다.
8시 30분 나무로 지은 진료소 현관에는 아이를 안은 여인에서 담요를 둘둘 말은 여자노인까지 벌써 환자 1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실내에서 취사를 해결하는 취락구조로 어린이 화상환자가 많고, 피부병환자와 영양실조에서 오는 질병, 야외생활로 뱀에 물린 환자가 많다고 했다. 평균 연령은 45세이며, 영아 사망률은 통계도 없지만 30%가 넘는다고 했다.
진료소는 좋은 약을 쓴다는 소문으로 하루에 30∼50명이 오며, 여름철에는 70명이 넘을 때가 있다니 이곳의 명성(?)을 알만하다. 시샘으로 의사 없이 치료한다고 고발되어 조사를 받았으나 주민들이 “원불교진료소는 꼭 필요하고, 없으면 안된다”는 진정으로 해결되었단다. 진료비는 자기들이 알아서 내고, 현금이 없는 사람은 채소나 과일 같은 것을 조금 가져오며, 이것도 못하는 사람은 무료다.

진료소를 맡고있는 안 교무는 한국에서 물리치료사 자격을 얻어 이곳에 부임했다.
한국에서 뜻있는 관계인들이 보내주는 성금과 의약품으로 꾸려진다. 이번 원광대 의료봉사팀도 활동을 마치고 5000달러 상당의 의약품을 전달하였다.
일년에 한 차례 국경지역의 난민촌과 2시간 거리에 있는 광산촌 의료봉사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포병원 음바바니민클리닉(민병준)이 협력한다.

교당
대각전 건물 입구 상단에 검정색의‘법신불’이 봉안되어 있고, 그 밑에 한글과 영문으로‘환영합니다’가 새겨져 있다. 현재는 양만성 교도 한 가정이 교도 전부이다. 토요일이면 한 가족 다섯 명이 45km를 달려와 교무 4인과 함께 예회를 연다.
남성균 교무가 발령 없이 이곳에서 조력하고 있고, 현지인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벨리’군이 일반 잔일을 돕고 있다.

추방 당했던 아픔 딛고 다시 교당 세우다
남아프리카교당, 교포와 백인교화에 전념

남아프리카교당은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원기80년 김혜심교무는 케냐, 스와질랜드, 남아공을 세 차례 걸쳐 현지를 답사했다. 현지에서 느낀 것은 과거 우리들의 모습 같아 일 하고싶은 의욕을 갖고, 교당설립 뜻을 굳혔다. 원기81년 5월 김혜심, 황수진, 김현길 교무가 부임했다.
3년 이내에 흑인들을 위한 유치원 등 시설을 하기로 약속하고 들어왔는데 주기로 한 땅을 주지 않는 등 여러 문제가 꼬였다. 자체적으로 땅을 구입하고 계획했던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까다로운 건축법으로 허가가 나오지 않아 남아공 정부와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원기83년 12월 비자 연장을 받지 못하고 짐을 싸야했다.
이때 떠나면서 3년이내에 아프리카 교화를 위해 다시 들어오겠다는 결심을 하고 떠났다. 몇 번 다녀와 안면이 있는 스와질랜드 정부와 교섭하여 까풍아지역에 교당과 유치원을 세웠다.
스와질랜드교당에서 국경을 넘나들며 남아공교당의 복원에 노력, 원기87년 8월 남아공의 제1도시 요하네스버그 신시가지 쌘톤지역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박명은 교무가 금년 3월에 부임하여 지금 교포교화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아프리카 가시나무 평원에 원광유치원
라마코카교당, 9월에 4학급 100명 입학

남아공 제2의 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포장도로로 165km을 달려, 다시 초원과 가시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비포장도로 25km를 달리면 라마코카선교소에 이른다.
원기86년 12월 남아공 한국대사관 박원화 대사로부터 흑인교화 권유를 받고 라마코카스지역을 탐방하였다. 이때는 남아공 비자가 없어 스와질랜드에서 남아공에 넘어와 예회를 열고 있을 때였다.
원기87년 9월 교화 개척이 시작되었다. 지금 4,600평 대지에 3억원을 들여 대각전 85평, 유치원과 부대시설 2동 135평의 교사를 신축 중이다. 교무 2인, 교사 4인, 식당 2인 등 6인이 근무하는데 이곳은 스와질랜드 보다 임금이 3배나 높아 운영에 고심하고 있다. 교당 봉불식은 내년 6월로 예정하고 있다.
현재 김혜옥, 김현길 두 교무가 금년 1월 부임하여 남아공교당에 기거하며 교화 개척을 하고 있으며, 7월 중순 입주한다. 한국에서 어린이집 원장 경험을 쌓은 김혜옥 교무가 유치원을 맡는다. 복지사자격증이 있는 김현길 교무는 흑인교화를 위해 가족까지 불러 수속을 마치고 7월 중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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