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

동아리방의 편안함… 발길 끌어
하숙방 일원상 모시기운동 확산

“친구를 많이 데려와서 이젠 다 알아요. 그중 입교한 친구들도 있죠. 우리 동아리방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자주 찾는 곳이죠.”
숙명여대 학생회관 510호에 위치한 원불교 동아리방을 들어서면 마치 편안하게 잘 꾸며진 교당에 온 듯한 착각을 느낀다. 한쪽 벽면에 모셔진 색지로 조성한 불단이 그렇고, 또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미스출석왕’과 ‘오늘의 법문산책’ 그리고 ‘할 말 있어요’등의 게시판 메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11일 석양 무렵 찾은 동아리방은 1학기 마지막을 알리는 종강법회가 한창이다.
“내 자신의 행복이 타인에게도 전달되고, 은혜를 나투는 사람이 되도록 지켜달라”는 한정인 회장의 작고 나직한 기도소리가 창문을 넘어 교내로 흘러간다.
그렇게 법회가 한창인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웬 남학생 하나가 제 집 드나들 듯 불쑥 들어선다. 준회원이나 소개한 그는 “종강법회란 말을 듣고 달려왔어요. 한 사람이라도 더 있으면, 좋아할 것 같아서…”라며 금세 이들과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문수영 지도교무(원효교당)의 “대종사의 법문을 원재료로 천록의 원천을 찾자”는 잔잔한 설교가 동아리방을 더욱 편안하게 만든다.
원숙회를 ‘<원>만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숙>명적으로 만나서 <회>상 창립의 큰 뜻을 이루고자 정진, 노력하고 있는 법우들의 모임’이라고 소개한 이들은 스스로를 “우린 꽃이예요”라고 표현한다. 서울대학생연합회 활동에 원숙회원이 끼지 않으면 아름답지를 못하고, 모든 대학생 활동에 원숙회원이 참여해야 비로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자부심이다. 이들의 소록도 봉사활동, 농활, 소년원 법회 참여 등이 이를 잘 증명한다. 이러한 ‘꽃 예찬론’은 숙명여대 동아리방 중 원숙회 동아리방이 제일 아름답다는 긍지와도 이어진다.
원숙회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로 유학온 학생들의 하숙방에 일원상 봉안운동을 펼치는 것. 혹 부모와 떨어져 흐트러지기 쉬운 생활을 다잡기 위해 추진한 이 운동은 신앙심을 키우는데도 일조한다. 지난 3월에 일원상 봉안식을 갖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는 이보미 교우(여수교당 출신)는 “부모님을 모시는 것 같아 참 든든해요. 그래서 함부로 사는 것을 삼가하게 되죠”라며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이어지듯 회상에 젖었다. 또 원숙회는 캠퍼스 교화를 위해 대동제 기간동안 솜사탕을 판매하면서 법문글귀를 담아 종교홍보를 자연스럽게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화장실에 법문붙이기를 통해 원숙회를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문 지도교무는 원숙회원들의 이러한 열정을 ‘스폰지'에 비유했다. “스폰지가 물을 먹듯 신앙심을 자극하면 그대로 빨아들이기에 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다보면 절로 신이난다. 그래서 대학생 교화가 중요한 모양이다"고 강조. “저는 동방에서 성가 부를 때가 제일 좋더라고요." 화답이라도 하듯 원숙회원 하나가 웃음 띤 얼굴로 교전을 펴든다. 그리고 창밖서 들려오는 뻐꾸기 울음소리. 하루의 편안함이 원숙회 동아리방서 피어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