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세관기자
스포츠 선교단을 자처하는 할렐루야축구단은 1980년 기독교 선교횃불재단에 의해 한국프로축구 최초의 구단으로 창단됐다. 효과적인 선교활동을 위해 소외지역방문 친선경기와 신앙간증으로 한국기독교의 화합과 복음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1997년 국가경제위기를 거치며 모기업인 신동아의 경영악화로 이듬해 해체되었다.
그런 할렐루야축구단은 재창단을 모색하며 기업의 후원을 받는 아마축구단이 아니라 선교의 극대화를 위해 프로축구단의 길을 모색했다. 그러나 인천, 고양에 이어 세 번째로 시도된 익산시에서는 아무도 모른 채 일사천리로 할렐루야축구단에 연고권을 주어 특정종교를 지원할 뻔한 해프닝이 빚어졌다.
31일 시와 축구단의 조인식을 앞두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중앙교구의 강력한 항의로 28일 조인식을 무기한 연기됐고, 30일 익산시청 기획정보국장·문화관광과장 등이 중앙총부와 중앙교구를 방문하여 지역연고권 취소와 이번 사안에 대한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시민의 세금이 특정종교의 선교를 공식 지원한다는 것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행정기관이 나서 전 시민을 특정종교의 신도로 만드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이렇게 될 경우 지역의 공기인 축구단이 화합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분열과 종교적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나아가 특정 종교색을 띤 지역연고팀을 만들면서 시민에 대한 홍보나 이웃종교에 대한 협의과정을 생략한 익산시의 행정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였으며, 더구나 익산시가 원불교 출재가의 정신적 고향인 중앙총부가 위치한 곳임을 감안한다면 전 원불교도들에 대한 결례였다.
원불교 교도들은 특정종교의 선교를 방해할 의도는 없으나 뒤늦게 익산시가 상식을 회복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K2리그에 사용된 ‘익산 할렐루야’라는 명칭이 여전히 사용중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 익산시는 전국의 원불교 교도들과 이웃종교 신도들이 이 남은 불씨를 관심있게 지켜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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