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의 기회를 갖자

▲ 박지풍
얼마전 학교에서 실과시간에 주머니 만들기를 하는 실습 시간이 있었답니다. 수행평가라고 하시면서 선생님께서 열심히 가르쳐 주셨지만 홈질, 시침질, 박음질의 바느질은 정말 생소하고 힘든 것이었기 때문에 직접 현장에서 체험해 보고 실습해 보는 체험학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기도 하였답니다.

어른들은 요즘 애들은 빗자루질도 못하고, 바느질도 못하고, 뭐든지 못한다고 구박하시지만 우리가 한번도 해 보지도 못한 것을 어떻게 잘 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평소에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도 잘할 수 없었을까요? 우리들이 공부를 하거나 숙제를 할 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이나 컴퓨터가 생생한 자료와 함께 우리의 공부를 도와주고는 있지만, 저는 직접 현장에서 체험한 학습이 무엇보다도 저의 기억에 오래 남고 유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 부모님 초등학교 시절 알아보기라는 숙제가 있어서 시골에 갔을 때, “어머니 어렸을 때는 학교 실습장에서 꽃도 가꾸고 나무도 키우고 했다”며 곤충이랑 식물의 모르는 이름이 없으시고 어떻게 자라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저도 어른이 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하였답니다.

사과꽃이 지고 공기돌만한 사과가 탐스럽게 익을 때까지 서른 한번 이나 손이 간다시며 과수원에서 열심히 일을 하시는 큰어머니를 보면 택배로 보내주시는 사과 한상자라도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길에 천지연과 한림공원 앞 나무 위에 다다닥 붙어서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과학앨범을 찾아보니 그 매미가 제주도 해안지방에 군집을 이루고 살고 있는 말매미이고,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은 나무진을 빨아먹는 매미들의 식사시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기분은 하루라도 컴퓨터 앞에 앉지 않으면 안 되는 저에게 컴퓨터를 까맣게 잊게 해 줄 정도로 신기한 감동을 주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이해를 하시겠습니까?

여러분!

제가 이 자리에서 많은 것을 발표할 수는 없지만 어머니 초등학교 시절처럼 직접 꽃이나 나무를 가꾸어 보지는 못하더라도 실제로 많은 것을 경험해 보는 체험학습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모님, 선생님 모든 분들 앞에서 강력히 주장합니다.

<가야초등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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