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인 20일을 전후하여 교단내에서는 자선행사의 일환으로 장애인을 위한 많은 행사가 열렸다.
부송종합사회복지관의 ‘익산시 장애인큰잔치’도 그 중 하나이다. 이 날 행사는 우천관계로 미리 예정되었던 야외공원이 아니라 복지관에서 열렸다. 복지관 2층에 자리잡은 40여평 남짓한 강당은 몰려든 인파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램프가 없는 관계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2층으로 옮겨졌고, 축하를 위해 참석한 지역인사들이 인사말을 하는 동안 장애인들은 내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지역 장애인의 참여 때문에 불편하지만 복지관에서 하게되었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다. 하지만 참여한 장애인 대부분이 다른 시설에서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계자의 설명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불편한 몸으로 행사장에 참석한 박용주 익산 신체장애인 협회장은 “이 자리에 함께 한 사회단체장들은 형식적인 장애인 공약보다 실질적 자활에 노력해 달라”는 뼈있는 말을 던졌다.
최근 신축 봉불한 교당의 경우 장애인을 위한 램프가 설치된 곳이 드물다. 좁은 부지와 비싼 건축비의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여전히 장애인은 교당으로의 접근이 ‘원천봉쇄’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은 중앙총부도 마찬가지이다. 핵심적 신앙행위의 장소인 성탑과 영모전, 대각전은 모두 계단에 의한 접근만 허용되고 있다. 총부 정문에 구비된 무료 휠체어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주마다 법이 다르지만 미국의 경우 대부분 램프설치가 종교시설 허가의 필요조건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 우리도 장애인을 배려한 교당설계가 우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성지에는 맹인을 위한 동선설계와 점자 안내판이 함께 설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소외받는 사람을 위한다는 종교의 본래목적 실현에 한걸음 다가서는 길이자 참다운 교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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