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났어요. 얼굴도 마주치고, 또 손이라도 한번 잡아주면 그것이 큰 위로가 되는데… ”
26일 밤, 선교소 농촌교당 교무훈련에 참석한 어느 교무의 울먹이는 듯한 이 한 마디.
영세교당에서 막막함을 달래다가 온 교무들. 그래서 저녁, 교정원에서 마련한 만찬자리에 잔뜩 기대를 가진 듯 했다.
“가까이 가서 이야기도 하고 싶었는데, 내내 자기들끼리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런 자리에 오면 일선 교무들과 눈도 마주치고, 사는 이야기도 들어주면 얼마나 큰 힘이 되겠어요.” 이 자리에 참석한 교무들은 밥 한끼를 먹는 것보다 중앙총부 간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의 의미를 더욱 기다렸다. 그래서 식사 후, 훌쩍 떠나 버린 그 자리가 못내 안타까웠다.
“저녁에 의견제안 시간이 있는 줄 뻔히 알텐데, 그렇게 자리를 다 떠나 버리다니 실망했어요. 과연 얼마나 교화에 관심이 있는지… ” 이렇게 애써 마련한 자리가 거부감과 실망만 더 안겨 준 꼴이 되었다.
선교소 교무와 농촌교당 교무를 대상으로한 훈련이 3년째 계속되지만, 늘상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 “교도도 몇 안되는, 황무지 같은 곳에 발령을 받고 가면 얼마나 막막한지 몰라요. 어쩔때엔 무섭기까지 하죠. 그럴 때 ‘어떻게 사는냐’는 안부전화 한 통화만 해줘도 큰 위로가 될텐데.” 최근 교화정체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교역자들의 사기’를 꼽았고, 이보다 앞서 열린 지구장 연수에서도 이 문제는 심각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사실 교화자의 사기를 올리는 문제는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일 수 있다.
어느날 문득, 종법사님이나 교정원 간부 또 스승님들로부터 “잘 사느냐. 열심히 살자”는 생각지도 않은 전화를 받았을 때, 얼마나 행복하고 힘이 날까! 교무의 사기는 이렇게 ‘사소하면서도 따뜻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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