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위령제와 마천 산사태 합동천도재

한국전쟁시 희생된 군인과 경찰, 민간인과 빨치산을 망라한 고혼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가 경남교구 주관으로 지난 18일 지리산 백무동계곡에서 거행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태풍 ‘루사’로 인해 마천면 덕전리 내마 마을에서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9명 희생자들의 49재도 함께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는 마천면 천왕축제와 함께 열릴 예정이었지만 극심한 수재로 인해 천왕축제가 취소, 위령제만 경남교구가 주관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이날 위령제에서 장경진 경남교구장은 “오늘의 이 특별위령제는 진리적인 제식이므로 영가들의 천도는 물론 영령들의 안식을 얻고 미래길을 개척하는 귀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생과송과 인과송을 중심으로 한국전쟁 전후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했다.

태풍 ‘루사’에 의한 산사태로 9명이 목숨을 잃은 마천면 수해희생자 합동천도재인 49재가 진행된 것은 이날 오후 2시.

천도재 장소는 내마마을 故 노성곤씨(33) 집 마당에서 열렸는데 유족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들을 보면서 당시의 아픔을 이기지 못해 오열을 그칠줄 몰랐다.

특히 노씨와 결혼을 앞둔 임신중인 약혼녀가 소복차림으로 참석해 보는 이들의 마음과 눈시울을 더욱 아프게 했다.

내마마을은 수해 이후 지금까지 복구는 엄두도 못낸채, 폐허가 되다시피 진입로는 심한 경사길에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있고, 마을 곳곳에 집덩이만한 바위가 그대로 방치돼 있어 그날의 참사를 실감케했다.

함양교당 손원요 교무는 “수해로 희생된 영령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천도재를 열었다”면서 “이 천도재로 모든 영령들이 해원상생하길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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