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훈련법

사람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기운이 있다. 특히 수행자들에게는 일반인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기운과 향기를 느낀다. 스님들로 부터는 오랜 참선으로 형성된 맑은 기운을, 수녀들로부터는 기도와 청빈의 생활로부터 우러나는 겸손과 소박함을, 목사님들로부터는 신앙적 열정과 선교에 대한 소명의식 등을 느낄 수 있다. 원불교 교무에게서는 어떤 기운과 향기를 느낄 수 있을까?
각자의 기운은 자신이 살아온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인데, 각 종교의 성직자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각기 다른 기운은 그 종교에서 지향하는 교법의 영향일 것이다.
중앙중도훈련원에서 훈련기획을 하면서 3년씩 단일주제로 목표를 집중화했는데 첫째 주제는 교역자의 정체성 확립이었다.
교역자 스스로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원불교 교무의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기획하였고, 직접적인 교리의 근거를 상시훈련법의 체질화로 설정했다.
대부분 원불교인들은 대종사님의 본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수행으로는 불교와 비교를 하고, 신앙으로는 기독교와 비교하면서 우리는 약하다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그래서 일부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방황하고, 일부는 우리도 타종교와 같은 훈련을 해야한다는 요청을 하며 때로는 열등감을 표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종사님께서는 과거에 천생(千生)에 할 공부를 이 회상 이 법으로는 단생(單生)에 할 수 있고 평생에 할 공부를 정성만 들이면 쉽게 이룬다고 하셨다. 이제 우리는 이 말씀을 증명하여 후천개벽의 주세종교임을 확인해야 한다.
대종사님은 수행법을 실천과 겸비한 훈련법으로 구체화하였고 그 수행법을 정기와 상시를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동정일여의 공부길을 밝혀주셨다. 특히 상시훈련법은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를 추구하는 교법의 지향점에서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수행법이다.
대산종사님 말씀처럼 “상시훈련법은 동할 때 공부로서 작업취사를 주체삼아 정기공부의 자료를 준비하는 공부법으로 상시 응용시 주의사항 6조목과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 6조목을 제정해 주시어 재세 출세 공부인에게 일분 일각도 자신의 훈련을 떠나지 않고 일원상의 진리를 모시고 닮고 합일”하도록 한 수행법이다.
원불교인의 정체성은 이 상시훈련법을 얼마나 수행하고 체득하여 생활에 나툴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동정일여(動靜一?)의 쉼없는 수행을 할 수 있어야 일원의 위력을 얻고 체성에 합일하여 원불교인의 기운과 향기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덕천 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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