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파란에 끌리지 말고

안개가 자욱한 어느 날. 볼 일이 있어서 차를 운전하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안개가 자욱하여 1시간 정도 기다렸다. 그런데 1시간을 기다려도 안개가 거치지 않아 그냥 출발하여 5㎞정도 겨우 겨우 가던 도중, 차 사고가 난 광경을 보고 ‘아! 지금 안개 속을 가서는 안되겠구나. 위험하다는 진리의 메시지이구나.’라고 판단한 후, 한가한 장소에서 해가 드러나기를 기다린 뒤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던 적이 있다. 그 때 이런 감상이 들었다.

해가 드러나기 전에는 안개가 세상을 다 덮었는데 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니 온 세상이 점점 환해지는구나 라고 자각하는 그 순간! 해의 위력에 대해 감탄사가 나왔다. 매일 대하는 해였지만 그 때 해의 위력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해가 안개에 가려 온 세상이 흐렸는데 해가 드러나는 그 순간 주변이 환해짐과 동시에 안개가 사라짐을 보고 ‘그래 바로 이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에도 해의 광명처럼 밝은 자성이 있지. 그러니 그 자성만 드러내면 경계에 끌리는 마음이 저절로 사라지겠지’라는 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안개가 산을 가리어 산의 면목이 한 때 흐리더라도 안개가 사라지면 산이 도리어 역력히 나타나는 것과 같이 사람도 어떠한 고난과 파란이 있다하더라도 그 마음이 끌리지 않고 자성을 잘 드러내면 고난에 의해 가렸던 마음이 맑고 밝은 마음으로 변화가 될 것이다.

고금을 통하여 불보살 성현들이나 위인 달사 치고 고난 없이 성공한 분이 거의 없다. 과거 부처님도 육년 동안 갖은 난행과 고행을 겪으셨고 회상을 펴신 후에도 여러 가지 고난이 많았으나 오늘날 모든 생령의 한량 없는 존모를 받게 되었고, 공자께서도 천하를 철환 하실 때에 상가의 개 같다는 욕까지 들으셨고 진채의 난과 모든 박해를 입었으나 오늘날 세계적 성인으로 존모를 받게 되었고, 예수께서도 갖은 박해와 모함뿐 아니라 십자가에 형륙까지 당하였으나 오늘날 전 세계에 공덕을 끼치신 성인으로 존모를 받게 되었다.

이처럼 성현들의 삶을 살펴보면 보통사람들 보다 더 많은 고난과 비난을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고난과 비난에 마음이 끌리지 않고 오직 본래의 양심만 잘 지켜서 진실로 세상을 이익 주는 데에 정성을 다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난과 파란이 다가올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람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기로 하면 각각 그 일의 판국에 따라 그만한 고난과 파란이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파란 많은 이 세상에 나와서 파란과 고난을 대할 때마다 어떠한 고난과 파란에도 그 마음이 끌리지 않고 오직 각자 각자가 본래마음 잘 회복하여 끝까지 목적 달성에 매진한다면 우리의 대업은 원만히 성취될 것이다.

<교수,영산원불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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