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으로 봅시다

"육신의 눈은 일정한 한계의 것만 볼 수 있으나,
마음의 눈은 시방삼세를 밝게 볼 수 있다. "

이 장은 “가련한 맹인”이라는 주제로 회보 7호(원기 19년)에 실려 있다. 대종사께서 경성에서 맹인 한사람이 상점을 목적하고 그 상점까지 겨우 찾아와서 지팡이로 자기가 목적하고 온 그 상점 문턱을 몇 번 두드려 보더니 이곳이 자기가 목적하고 온 상점이 아니고 어느 모퉁이를 돌아가는 언덕으로 짐작하고 지팡이를 돌려서 오던 길로 돌아가는 것을 보시고 육안이 어두운 소경과 심안이 어두운 소경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육안은 어두운 소경이나 심안이 밝은 사람이 있으며 또한 육안은 밝으나 심안이 어두운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각자는 어떤 사람인가?

육안은 병이 걸렸으나 심안이 밝은 사람이 있다. 20여년 동안 타임지 편집인으로 살아온 헨리 그룬왈드. 그는 <나는 마음으로 봅니다>라는 책에 그가 불치의 눈병 ‘황반변성’에 걸려 시력을 잃어가는 과정과 내면의 성찰을 통해 마음의 눈을 떠가는 과정을 그려 놓았다.

헨리 그룬왈드는 불치의 눈병을 얻긴 했지만 시력을 잃은 것이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자신의 병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육신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그는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없는 한계 속에서 신체의 부자유를 극복하며 마음의 눈으로 인간과 세상을 다시 보게 되는 법을 터득하며 새 생명을 얻는다.

또한 이 사람과는 반대로 육안은 밝으나 심안이 어두운 사람이 있다. 육안으로는 세상을 다 바라 볼 수 있으나 심안으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에 무조건 자신의 욕심과 이익을 위하여 범죄와 살상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종사께서는 육안이 어두운 소경은 자신이 소경인 줄 알므로 미리 조심이라도 하지만, 심안이 어둔 소경은 자신이 소경인 줄 알지 못하고 스스로 깊은 구렁에 빠지므로 더 위태롭다고 밝혀 주셨다.

그러기에 우리는 심안을 밝혀 자신과 세상을 마음으로 바라보는 공부를 해야한다. 우리의 마음이 참마음의 문고리를 잡고 늘 참마음을 밝히고 양성하여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심안을 밝혀가야 한다.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일을 바라보고, 주위인연들을 바라볼 수 있다면 지금 여기를 그대로 바라 볼 수 있으며 미래를 예견할 수 있으며 과거를 비추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참마음으로 그대로 비출 수 있다면 일체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는 능력까지도 생길 것이다. 육신의 눈은 일정한 한계 이내의 것만 볼 수 있으나, 마음의 눈은 지혜로써 보기 때문에 시방 삼세의 일을 밝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보살의 지혜인 심안을 잘 밝혀야 한다.

<교수,영산원불교대학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