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인의 정진심과 마음비루

"마음비루란 지도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우를 바라며,
자존심이 커지며,자기만 편하려는 마음이다. "

20장 마음비루란 지도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우를 바라며, 자존심이 커지며,자기만 편하려는 마음이다.

이 장은 원기 17년에 대종사께서 ‘工?人의 ?病處’라는 제목으로 법설해 주신 내용으로 월말통신 35호에 실려 있다.

아무리 크고 오래된 나무라 하여도 사람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딱정벌레들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거대한 나무의 생명력이 파괴된다. 사납고 용맹 있는 사자나 범도 몸에 비루라는 조그마한 벌레가 생겨 그것이 온 몸에 퍼지면 필경 죽게 된다. 사람도 마음속에 미미한 생각이 원인이 되어 큰 죄악을 불러온다.

이에 대종사께서는 ‘사람의 큰 죄악이 작은 허물로부터 시작되나니 작은 허물이 발견되거든 미루지 말고 고치기에 힘쓰라’ 하셨고 정산종사께서도 ‘실 끝만한 사심이 단서가 되어 영겁대사가 그르치게 된다’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사람의 큰 죄악의 근원이 되고 영겁대사를 그르치는 단서가 되는 극히 미미한 마음비루는 무엇인가?

첫째는 지도인이 주의나 충고를 하면 섭섭하게 생각하거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지도인이나 동료 또는 윗사람이 어떠한 충고나 주의를 시키면 잘 들어서 보감 삼지 않고 오히려 그 사람을 서운하게 생각하거나 충고해 준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면 자신의 허물을 바르게 고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어 작은 허물이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둘째는 공연히 자기 집에서 받던 대우를 바라는 것이다.

회사나 직장에 나가서 자기의 맡은 바 임무와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고 공연히 자기 집에서 받던 대우를 받으려 한다면 스스로 허물을 키우는 일이 될 것이다.

셋째는 지위가 드러남에 따라 자존심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신망이 점점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겸손하지 않고 아만심과 자존심이 커져서 동료나 아랫사람을 업신여기게 된다면 언젠가는 그 동료들에 의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넷째는 항상 자기만 생각하여 달라 하고 자기만 편하려고 하는 것이다.

결국 마음비루란 지도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공연히 자기 집에서 받던 대우를 구하려 하고, 자존심이 커지고, 자기만 편하려는 마음이다. 이 몇 가지 마음비루를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주변 인연과 환경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함이 마음비루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때로 지도인이나 동료나 환경은 살피지 못하고 다만 자신의 생각이나 편안함에 사로잡혀 마음비루에 걸려 있을 때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순간순간 자신의 마음비루를 발견하고 그 마음비루를 잘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마음비루가 지금은 비록 큰 악은 아니지만 공부인의 정진심을 방해하는 비루임을 확연히 깨달아서 마음비루가 일어날 때마다 늘 대조하고 살피는 공부인이 되자.

<교수,영산원불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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