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오십이 넘으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중풍이다. 내원한 환자들이 한결같이 내가 중풍에 걸리겠는지, 아니면 예방법이 있는지 자주 질문한다. 중풍이라고 하는 한방의 병명은 곧 뇌혈관 장애를 말한다. 뇌의 가는 동맥에 노폐물이 끼거나, 혹은 신체 내 특히 심장에서 유리된 체내 미세한 물질(조직)이 혈관을 막아 버리거나, 또는 동맥이 파열되어 출혈이 일어나서 중풍이 발생한다.

작년에 한의원 수리를 하면서 오래된 온수 보일러관을 잘라보니 노폐물이 가득 끼어서 가운데만 구멍이 조금 남아 있어서 곧 막힐 것 같았다. 사람의 혈관도 이와 같이 막혀서 각종 질병이 일어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혈관을 탄력있게 하고 혈관벽에 노폐물이 달라붙지 않게 하는 것이 예방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이 없어야 하며, 혈중의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이 정상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 즉 이와 같은 병이 있다거나 혈중의 수치가 높다면 특히 중풍을 염두에 생활을 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이상의 질병을 치료하고 악화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풍의 예방의 전부이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의 질병이 없어도 중풍은 발생한다.

이상하게 추운 겨울에 문상을 많이 한다. 날씨가 너무 추우면 신체가 적응하기가 어렵고 이중에 혈관의 유동성이 떨어져서 지병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추운 날에는 노인들은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서 몸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새벽에 운동을 많이 하는데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 날씨가 풀린 오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풍의 발생은 간신비폐신 오장이 다 관여하나 심장은 늘 화약고이다. 그런데 이 화약고에 불을 당기는 것은 간장이다. 우리가 갑자기 크게 마음을 상하게 화를 내면 간의 화기가 심장의 화약고에 불을 당기는 것과 같다. 때문에 항상 화를 너무 내지 말고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풍 예방의 첫걸음이다.

또한 과로하는 것, 포식하는 것, 또 너무 목욕을 자주하여 기를 허하게 하는 것들도 조심해야 한다. 과로한 후에 과식하고 목욕하는 것은 특히 금물이다. 여기에 화까지 크게 내면 오장이 다 무리가 되어 혈관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신체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늘 감사하고 누군가를 도와주어 상생의 기운을 건네면 내 마음도, 내 몸도 늘 생생약동하여 어찌 바람에 맞을 틈이 있겠는가?

<한의학박사·대구원광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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